절절한 사랑
여자는 남자의 작부가 되고
남자는 여자의 기둥이 되고
거느린 식솔은 빚더미뿐이라도 좋을
스물 안팎의 사랑

함정임(1969~) 시집 ''키 작은 악사와 시 쓰는 작부와''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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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인은 가장 완벽한 사랑을 일상생활 속에서 억압될 수 밖에 없는
리비도의 해방에서 찾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비록 가진 것이라곤 빚뿐일지라도 여자는 남자를 위해 작부 노릇을 하고
남자는 오로지 기둥으로서만 존재한다면, 그보다 더 절절한 사랑이 어디
있겠는가 라고 이 시는 말하고 있다.

물론 "작부"나 "기둥"은 은유다.

제목이 "나이 탓"이 된 것은 이제 그런 사랑을 할 나이가 넘었음을 안타까워
한다는 뜻일 터이다.

신경림 시인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