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물가가 1% 이내로 안정되고 있는 것은 환율 덕분인 것으로 분석
됐다.

한국은행은 산업연관표를 활용해 원.달러 환율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상관관계를 살펴본 결과 환율이 10% 하락(원화가치는 절상)하면 소비자
물가는 최대 1.7%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5일 밝혔다.

원.달러 평균환율은 작년에 달러당 1천3백95원을 기록했으나 올들어선
1천1백90원대 수준으로 낮아진 상태다.

한은은 이처럼 환율이 올들어 17% 가량 떨어져 물가를 2~2.5%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올들어 11월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8%를 나타냈다.

환율하락이 없었더라면 소비자물가가 3% 가량 올랐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은은 외환위기 이후 환율 변동성이 커져 물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작년의 경우 원.달러 평균환율이 97년에 비해 46% 상승한 탓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5%에 달했다.

한은은 단위노동비용도 소비자물가를 크게 좌우하는 요소이지만 올들어선
물가변동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은의 분석에 따르면 단위노동비용이 1%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0.34%나
상승한다.

한은 관계자는 "일용직 근로자가 급증하는 등 노동비용을 절감하는 방향
으로 고용행태가 바뀌고 있어 올해 단위노동비용은 소폭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환율이 물가를 움직이는 가장 큰 변수인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최근 외환시장에선 정부가 내년중 물가불안을 의식해 환율하락을 점진적으로
용인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 이성태 기자 stee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