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수출이 반도체 등 소수품목에 편중되는 현상이 90년대 들어 더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90년대 후반부터는 전세계적 공급과잉으로 인해 수출단가가 대폭 하락
하면서 수출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인해 한국의 세계시장 점유율도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24일 내놓은 "우리나라의 수출구조 변화와 향후 과제"에 따르면
전기전자 자동차 철강 선박 석유화학 등 5대 수출품목이 총수출에서 차지
하는 비중은 지난 80년 20.5%에 올 1~9월중에는 37.5%로 상승했다.

10대 수출품목이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5.2%에서 49.6%로 크게
높아졌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80년에는 2.6%에 불과했으나 올들어선 13.2%로 급상승
했다.

특정 품목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또 지난 80년대 연평균 2.8% 상승한 수출단가도 96년 1월~99년 9월에는
연평균 13.7% 떨어지는 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가 동시에 진행됐다는 것이다.

중화학공업제품의 수출단가는 96년이후 연평균 16.6% 하락하면서 채산성
악화가 두드러졌다.

수출증가율 역시 지난 80년대 연평균 15.9%를 기록했으나 90년대들어선
연평균 9% 증가에 머무는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수출단가 하락을 극복하기 위해 수출물량을 늘리다보니 채산성이 나빠지고
있는 것이다.

선진국시장에서도 밀려나는 모습이다.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시장의 비중은 지난 86년 40.0%에서 올해는
20.2%로 낮아졌다.

일본의 비중은 90년 19.4%에서 10.4%로 하락했다.

한은은 수출구조를 개선해야 한국경제가 착실하게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는 첨단기술제품 개발 노력을 강화하고 품질 경쟁력
을 쌓으며 정부도 기술개발투자에 대한 재정지원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또 일부 신흥시장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이들 국가가 경제위기를 맞을 때
우리 수출이 악영향을 받기 때문에 주요 선진국 시장의 점유율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 이성태 기자 stee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