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이번 KOTRA 개편안은 첨단 부품과 소재위주의 중소벤처 기업군을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산업정책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1세기에는 국제 시장에서 대규모의 정형화된 상품보다는 지식집약형 제품
수요가 늘어나게 될 전망이다.

또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국제상거래 패턴이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2010년에는 인터넷 무역이 전체 교역량의 3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역조건이 다품종 소량거래로 변화하게 되고 교역회수도 늘어나게 되면서
각국이 신흥시장을 확보하기위해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이같은 변화에 대비해 KOTRA 해외무역관을 중소업체의 수출거점을 활용토록
하겠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쿠바와 알제리, 시리아 등 미진출 지역 등 20곳을 전략지역으로 선정해
시장개척에 중점을 두겠다는 개편안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자본과 인력에서 취약한 중소업체를 위해 해외판매망을 정부가 직접 관리해
주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KOTRA 해외무역관은 단순 시장 정보수입보다는 현지 시장조사와
바이어 발굴, 거래알선및 사후관리까지 담당하는 무역 지사와 동일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대신 본사는 인력을 대폭 감축해 해외투자유치와 사이버 무역을 지원하는
기능을 맡게 된다.

정부의 이번 KOTRA개편안은 해외시장 정보와 무역업무를 잘 몰라 판로를
찾지 못하고 있던 중소업체의 수출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특히 종합상사들이 구조조정으로 해외네트워크가 축소되고 낮은 수출마진
으로 중소업체의 수출을 외면해온 점에 비춰 이번 조직개편으로 중소업체들이
자체 해외네트워크를 보유한 것과 마찬가지 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이번 조직개편안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인력과 예산
등 현실적 문제들부터 해결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선 현재 1백1개 KOTRA 해외무역관중 1인무역관이 22개로 25%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현지시장 정보수집과 각종 전시회및 수출구매상담회를 조직하는데도
빠듯하다.

또 지난해 전체인원의 11%가량되는 70명이 넘는 인력을 감축시켰다.

상당수의 지역 전문인력이 빠져나간 상황에서 무조건 본사인력을 내보내는
것만으로 무역업무를 수행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 이심기 기자 sglee@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