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하류 등 부산지역 취수원에서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A가 검출됐다.

15일 경성대 류병호 교수(식품공학)와 세계적인 환경호르몬 연구가인
일본 나가사키대 다카오 류지 교수의 "낙동강 수질오염중 비스페놀A 오염
및 생태계 영향"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하구둑 매리취수장 덕산정수장 등
낙동강 하류 3개 지점과 회동 명장 등 내륙 정수장 인근 2개 지점의
원수에서 비스페놀A가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스페놀A는 음료수캔 이음새 부분의 내부코팅제나 커튼의 방염처리제,
식기 용기 제조에 쓰이는 폴리카보네이트수지 등에 포함돼 있으며 발암성
물질일 뿐 아니라 내분비계 장애물질로 알려진 환경호르몬의 일종이다.

국내에서는 환경부와 국립환경연구원의 조사 결과 한강수계인 왕숙천과
경안천에서 극미량이 검출된 적이 있으나 낙동강에서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류 교수팀은 보고서에서 하구둑과 매리,덕산정수장 인근 원수에서는
0.056, 0.159ppb(ppb는 10억분의1)가 검출됐고 명장과 회동은 이보다
높은 각각 0.171과 0.170ppb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류 교수는 "비스페놀A의 경우 1조분의 1(ppt)이하의 극미량이라도 인체에
해를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비스페놀A가 부산지역 취수원에서
발견된 것은 낙동강이 각종 오염물질로 병들어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류 교수팀은 이밖에 낙동강 하류에서 수컷의 암컷화 현상을 일으키는
여성호르몬계 비테로게닌이 미량 검출됐다고 밝혔다.

류 교수는 연말까지 연구조사를 마무리짓고 내년 2월께 일본에서
개최될 일본 환경과학회에 최종 연구결과를 제출할 계획이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11@ked.co.kr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