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들이 가계대출을 대폭 늘리고 있다.

외상으로 물품구입을 지원하는데서 벗어나 카드대출과 현금서비스 등
소비자금융을 확대하는데 전력투구하고 있는 것이다.

카드업계는 9일 비씨 삼성 LG 국민 외환 등 주요 5대 카드사가 지난
3.4분기중 새로 카드회원에게 대출해준 금액이 7천4백8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작년 같은 기간(3천7백76억원)보다 96.2% 늘었다.

카드이용액이 사상 최고였던 지난 97년(7천45억원)과 비교해도 5.1% 늘어난
규모다.

지난 5월 한도가 폐지된 현금서비스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3.4분기 현금서비스 이용금액은 11조9천1백22억원으로 작년보다 66.4%,
97년보다는 71.2% 늘었다.

2.4분기 이후 증가추세가 두드러진다.

카드사들이 가계대출에 주력하는 것은 은행을 비롯한 국내 금융기관의
여신관행이 기업여신 위주에서 소비자금융 쪽으로 전환하는 것과 흐름을
같이 한다.

외환은행 경제연구소 홍현표 박사는 "소비자금융이 기업여신에 비해 예측
가능한 범위내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최근 카드대출의 연체율도 10% 미만으로 떨어져 대출심사가 까다로운 은행
대출의 연체율과 차이가 없어졌다.

반면 카드사들은 상대적으로 고금리여서 짭짤한 수익을 낼수 있다고 보고
소매금융에 치중하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은행보다 대출금리가 다소 높다는 약점을 간편한 대출
절차로 상쇄했다"고 말했다.

몇 백만원 정도를 짧은 기간동안 쓰는 고객은 금리에 연연하기 보다는
얼마나 간편하게 대출을 받을 수 있는가를 따진다는 것이다.

실제 삼성 LG 등 일부 카드사는 인터넷이나 전화를 통해 대출신청부터
고객통장으로의 입금까지 단 몇분만에 끝내준다.

대출받기 위해 최소 한번은 객장에 나가야 하는 은행의 대출절차와 차별화
했다.

삼성카드는 이같은 전화대출을 시작한지 20일만에 약 8백억원의 대출실적을
기록할 정도다.

< 박민하 기자 hahaha@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