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후 한두시간쯤 지나 속이 불편한 경우가 있다.

위가 아픈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도 같고, 배가 고픈것 같기도 하고
고프지 않은 것 같기도 한 증상을 보인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증상을 "조잡증"이라고 한다.

조잡증은 상식, 즉 지나친 과식이나 극히 찬 음식을 섭취하여 비위의
기능이 떨어질때 나타난다.

음식이 완전히 소화되지 아니한 상태로 위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심한 경우에는 속쓰림, 썩은 달걀 냄새와 같은 트림, 속이 메숙거리는
증상을 동반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심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조잡증으로 인한 불쾌감은 우유나 주스를 한잔 마시거나 가볍게 간식을
하면 일시적으로 완화된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이미 상한 비위의 기운은 더욱 상할 수 밖에 없다.

그로 인해 다시 음식을 섭취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런 종류의 불쾌감은 배꼽아래보다는 배꼽위에서 나타난다.

간혹 뱃속에서 약간의 열감을 느끼기도 한다.

따라서 누군가 수시로 간식을 먹으려고 한다면 단순한 습관인지 아니면
불쾌감을 동반한 것인지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이런 경우 혀를 관찰해보면 대부분 가운데 부분에 두텁게 백태나 황태가
끼어 있다.

혀의 끝부분은 약간 빨갛다.

조잡증에는 기름진 음식이나 알코올 카페인을 철저히 제한해야 한다.

비위에 쌓인 식적을 풀어내리는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또한 지나치게 빨리 먹는다든지 잘 씹지 않고 삼키는 등의 식사습관도
고쳐야 한다.

박영배 < 경희대 한방병원 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