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와 투자신탁(운용)의 대우를 씻고 "주가 1000 시대"를 다시 연다.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이 발표된데 대한 금융.증권시장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다.

대책이 발표된 이날 회사채수익률은 상승했지만 종합주가지수는 24.67포인트
나 뛰었다.

"풍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라고 하는 증시격언과 달리 뉴스가 나왔는데도
주식을 "사자"는 힘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이날 발표내용이 그동안 보도됐던 것을 종합한 것일 뿐, 새로운 것이
없는데도 주식시장의 반응은 매우 뜨거웠다.

<> 금융대란은 없다 =지난 7월19일 대우문제가 불거진 이후 금융.주식시장을
짓눌렀던 "11월 금융대란설"은 설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대책이 "대란설"의 근원지였던 투자신탁(운용)에 대한 자금지원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투신(운용)에 유동성문제가 생길 경우 한국은행까지 나선다는 단계별
시나리오를 마련한 만큼 심리가 크게 안정되고 있다.

대우 계열사의 부실규모에 대해서도 숨김없이 있는 그대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손실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두배이상 커졌음에도 시장이 뜨거운 반응을
보인 것은 정부의지와 정책투명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여겨진다.

<> 주가 1,000시대 다시 열린다 =11월10일까지 다소의 소강국면을 보인 뒤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 내년 2월 1,200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많아지고 있다.

박경민 SEI에셋코리아자산운용 상무는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돼
기업의 수익가치가 제대로 평가됨으로써 주가는 한단계 레벨업해 사상 최고치
(1,138)를 경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진호 액츠투자자문 사장도 "엔고효과 등으로 기업수익이 커짐에 따라
외국인들이 "바이 코리아(한국사기)"에 나서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우려나
Y2K 문제 같은 돌출악재가 없을 경우 주가 1,000 시대는 다시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일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사도 "기업이 부채축소로 경기회복 효과를
그대로 볼 수 있게 되는 구조로 바뀌었다"며 "메릴린치 등 미국의 3대
증권사가 한국의 내년 경기를 좋게 전망하고 있는 만큼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세중 동원증권 동향분석실 과장은 "지난 3,4월 외국인이 적극 매수한 뒤
5월부터 개인과 투신들이 추격매수에 나서 주가가 크게 상승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외국인매수가 주가상승의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주가발목을 잡을 요소는 없나 =무보증 대우채권에 대한 손실보전율이
80%로 높아지는 11월10일이후 공사채형 수익증권의 환매가 어느정도 이뤄질
것인가가 최대 관심사다.

11월들어 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매수강도를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는
외국인들의 매매동향도 놓쳐서는 안되는 요소다.

연말까지 집중된 유상증자물량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단기적으로 1백포인트 이상 급등했다는 점도 부담이다.

그러나 조정을 받는다 하더라도 850선 밑으로 내려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 금리전망 =안정대책이 나온 4일엔 회사채 수익률이 0.27%포인트나
올랐다.

이미 알려진 재료에다 채권시장안정기금의 매수가담 기대감이 무너진
결과다.

그러나 회사채수익률은 조만간 다시 하향안정될 것이란게 채권전문가들의
대체적 관측이다.

채권시장안정기금의 매수여력이 충분하고 정부의 금리안정의지가 워낙
확고해서다.

채권시장안정기금 관계자도 "금리를 오르도록 내버려 두는 것은 기금의
설립목적과 배치된다"며 다시 매수에 나설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증권사 브로커들은 회사채수익률이 연 9%대 근처에서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 홍찬선 기자 hc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