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라운드를 마치는데 5시간30분씩이나 걸리니 소렌스탐이 짜증을 낼만도
하지"

99한국여자오픈이 끝난뒤 한 골프계인사가 한 말이다.

한국 남녀프로골퍼들의 플레이속도는 외국선수들이 짜증을 낸 정도로 느린
편이다.

한 라운드를 마치는데 5시간이 넘는 것은 보통이다.

주최측이 미리 "18홀 경기시간은 2인조일 경우 4시간XX분, 3인조일 경우
4시간OO분내에 마쳐야 한다"고 고지를 하는데도 소용이 없다.

대한골프협회는 지난96년 "한 타를 치는데는 45초, 한홀의 경기시간은 평균
13분30초, 18홀 경기시간은 3인조일때 4시간6분으로 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것은 사문화된지 오래다.

선수들의 슬로플레이는 그린주변에서 심하다.

쇼트어프로치샷을 할때에는 그린까지 걸어가 깃대위치 등을 관찰하고
돌아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퍼팅할 때에도 앞에서 보고 뒤에서 보고, 그것도 못미더워서 옆에서 다시
보고.

칠 차례가 와서 스트로크할때까지 1분이 훨씬 넘어버린다.

사정이 그러다보니 어프로치샷을 하려는 뒤팀은 기다려야 한다.

그 뒤팀은 드라이버샷을 날릴수 없게 된다.

전체적으로 플레이시간이 지체될수밖에 없는 것.

플레이가 느려져도 벌타를 매기는 경기위원은 찾아보기 힘들다.

박세리와 김미현은 99시즌 미국LPGA투어에서 슬로플레이로 한번씩 2벌타의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두 선수는 그 사건이 있은 뒤로 플레이속도가 상당히 빨라졌다.

미국에서 훈련하다가 귀국한 강수연도 한국여자오픈에서 퍼팅할때 한번
라인을 살핀뒤 바로 퍼팅에 들어가는 모습을 볼수 있었다.

펄신도 마찬가지였다.

슬로플레이를 규제하는 움직임은 세계적 추세다.

최근에는 슬로플레이가 발각되면 경고없이 바로 1벌타를 가하고 두번째는
2벌타, 세번째는 실격을 시키기도 한다.

선수들은 플레이속도를 지키는데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그것이 세계적 흐름에 부합하고 쓸데없는 벌타를 피하는 길이다.

< 김경수 기자 ksm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