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비자가 인터넷을 통해 기업으로부터 당한 피해 사례를 공개한
"반 기업 홈페이지"를 개설해 파문이 일고 있다.

최근 인터넷 확산으로 선진국에서 크게 일고있는 "사이버 소비자 권익찾기"
운동이 국내에서도 등장한 셈이다.

일본에선 최근 도시바사가 한 소비자의 서비스 요구에 대응을 잘못했다가
이 소비자가 만든 반기업 인터넷 홈페이지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도시바는 최고 경영자의 공개 사과를 통해 겨우 일을 마무리지을 수 있었다.

인터넷 시대 소비자들의 불만 사항은 과거와 비교할수 없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확산된다.

기업으로선 그만큼 소비자 대응에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 됐다.

사이버 소비자 권익찾기 운동은 기업들이 명실상부한 고객 만족 경영에
나서도록 하는 긍정적 측면을 갖고 있는 반면 정도를 넘어선 부당한 요구
수단으로 악용될 부정적 측면도 있다.

반 후지 홈페이지를 만든 주인공은 서울 서초구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허인씨.

그는 일본 후지제록스가 1백% 출자한 한국후지제록스를 상대로 한 홈페이지
(http://antifuji.org)를 개설, 자신의 피해사례를 자세히 공개했다.

허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98년 1월 4만4천원을 내고 후지제록스측과
"제록스330ET" 모델 복사기 유지보수 관리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이 회사는 복사기 소모품인 토너를 교체해주며 5만2천원하는 제록스
순정품 토너값을 받아가면서도 2만원선에 불과한 다른 회사의 비정품을 넣어
부당 이익을 취했다.

허씨는 이같은 주장의 증거자료로 그동안 교체된 비정품 토너 사진과
정품토너비 구입대장을 홈페이지에 공개해 놓고 있다.

후지제록스는 이와함께 애프터 서비스를 하면서 16만원하는 드럼 한 품목
만을 교체해도 될 것을 28만6천원짜리 드럼유니트 전체를 교체, 자신에게
바가지를 씌웠다고 허씨는 지적했다.

또 유니트 교체 후 사용가능한 드럼(약 4만5천매복사가능)을 후지제록스가
관리하는 다른 회사 복사기에 장착했다고 이 회사 유지보수 관리자의 자술을
토대로 폭로했다.

허씨는 후지제록스가 복사기 드럼도 비정품을 납품했다고 이 홈페이지에서
밝혔다.

이같은 비정품은 후지제록스의 서비스센터에서 서비스를 받는 과정에서
드러났다고 허씨는 설명했다.

이에따라 정품드럼일 경우 6만5천장를 복사할 수 있음에도 자신의 복사기가
2만장밖에 복사할수 없었다고 말했다.

허씨는 "소비자를 우롱하는 기업에 대해 경종을 울리기 위해 홈페이지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 윤진식 기자 jsyoon@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