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가전시장을 이끌고 있는 한국과 일본 전자업체가 액정(LCD)TV 시장을
둘러싸고 격돌하고 있다.

양국 전자업계는 핵심부품인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가 기술발전에
힘입어 대형화되고 있는데다 2005년까지 브라운관 수준으로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액정TV를 잇달아 선보이면서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달 26~28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평판디스플레이
전문전시회인 "LCD&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패널) 인터내셔널 99"에서도 잘
드러났다.

삼성 LG 샤프 마쓰시타 등 내로라하는 한.일 전자업체들은 일제히 액정TV를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개발한 7백만 화소를 구현한 24인치 와이드형 액정TV
를 내놓았다.

이에대해 일본 샤프는 세계최대 크기인 28인치 액정TV를 들고 나왔다.

한.일 전자업계는 액정TV 수요가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액정TV 세계시장은 올해 20만대 수준에 그칠 것이지만 2000년 35만대,
2002년 7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TFT-LCD 인치당 생산비용이 브라운관과 같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2005년엔
급속도로 수요가 늘어나 브라운관 TV를 상당부분 잠식할 것으로 보인다.

한.일 전자업체가 시장선점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다.

액정TV 시장에서 앞서가고 있는 기업은 액정 캠코더를 상품화해 히트를 친
샤프.

이 회사는 현재 대당 3천2백달러에 달하는 20인치 액정TV를 연간 1만대이상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마쓰시타와 NEC, 산요 등도 가세하고 있다.

마쓰시타는 내년 가을부터 15~20인치 대형 액정TV를 내놓을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LG가 최근 15.1인치 액정TV를 출시, 2백만원 안팎에 판매중이며
삼성전자는 액정모니터에 주력하면서 TV 출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삼성과 LG는 세계 최고의 TFT-LCD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액정TV 분야에서도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 강현철 기자 hcka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