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경영을 아시나요"

김석원 쌍용양회 회장이 31일 발간된 번역서 "해병대 경영"에 해병 정신을
경영에 접목할 것을 제안하는 기고문을 실었다.

이 책은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최근 분사된 출판사인 FKI미디어가 펴냈다.

김 회장은 지난 70년 해병 2백23기로 자원 입대, 월남전에 참전했으며 그의
두 아들도 똑같이 해병대에 자원입대, 병역을 마쳤다.

김 회장은 기고문에서 자신의 해병대 복무경험이 기업 경영에 큰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75년 부친의 타계로 회장직에 올랐을 때를 떠올리며 "수만명을
거느리는 대기업을 혼자 책임지고 이끌어 가는 것은 월남 정글의 근무보다
더 앞이 보이지 않고 예측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그러나 나의 고된 해병대 생활은 기업을 경영하면서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이를 견디고 극복한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경제는 큰 위기를 맞고 있지만 불굴의 해병정신을 발휘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해병대 근무중 윗사람의 무모한 명령이나 과욕이 아랫사람들을
고생시키는 모습을 자주 보면서 독단적인 결정이나 지나친 간섭을 항상
경계해왔다고 밝혔다.

이것이 전문경영인에 경영권을 위임, 자율경영체제를 갖추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그는 말했다.

한편 미 해병대 출신의 기업가인 댄 캐리슨과 로드 월슈가 쓰고 해병대
사관후보생 33기 출신인 정기인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가 번역한 "해병대
경영"에는 최악의 상황을 전제로 하고 있는 해병대 훈련방식을 경영에 도입,
경영자와 임직원들이 고통을 극복해나가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담겨있다.

< 정구학 기자 cg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