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지역 국가들의 수출이 회복되면서 수출품 포장재 수요가 급증,
국내 업체들의 백판지 수출단가가 크게 뛰고 있다.

이에따라 한솔제지 대한펄프 등 백판지업체들의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지업체들의 백판지 수출단가는 지난해 연말
t당 3백70달러에서 올해초 4백달러로 오르며 바닥을 벗어난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백판지 수출단가는 지난 9월 t당 5백10달러로 5백달러선을 넘어선 뒤 지난
10월엔 5백30달러까지 오른데 이어 11월에는 5백40달러까지 인상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백판지 수출가격은 통상 홍콩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에 따라
등락여부가 결정된다"며 "최근 국내 한 제지업체가 홍콩 거래선과 만나
11월부터 t당 수출가격을 5백70달러로 올리겠다고 통보한 점을 감안할 때
수출단가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백판지 수출단가가 이렇게 급등세를 보이는 이유는 동남아 지역 국가들의
수출이 회복세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요 수출국인 대만과 일본은 자체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인도네시아는 경기난에 따른 공장가동 어려움으로 수출에 나서지 못하고 있어
가격 인상폭이 커지고 있다.

백판지는 딱딱한 재질이면서 한쪽면에 인쇄도 가능해 수출품 포장재인 종이
상자류 제작때 주로 쓰인다.

백판지 수출단가 상승으로 관련업체들의 수익성도 크게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25만t의 백판지를 수출한 한솔제지는 올해 수출규모를 37만t 가량
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수출량과 단가가 같이 좋아진 점을 감안하면 올해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대한펄프 신풍 세림제지 한창 등 다른 백판지 생산업체들도 한솔제지
와 사정은 비슷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내 백판지 업계는 연간 1백40만t가량을 생산, 이 가운데 60%인 80만t
정도를 중국과 홍콩 동남아지역에 수출하고 있다.

홍콩시장의 경우 국내 총생산규모의 22% 가량인 25만t을 수출하고 있으며
홍콩시장 가격이 전체 수출가격의 잣대로 활용되고 있다.

< 박기호 기자 khpark@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