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많다.
특히 주부들중엔 아예 과일로 식사를 대신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미용에 좋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과연 그럴까.
우선 과일의 경우를 보자.
과일에는 단백질과 지방이 적은 대신 미네랄과 비타민이 많이 들어있다.
적당히 먹으면 몸에 좋다.
하지만 포도당 과당 같은 탄수화물의 함량이 10~15%나 되기 때문에 많이
너무 먹으면 고중성지방혈증을 야기한다.
특히 우리나라 여성 당뇨환자들 가운데는 아예 과일만 먹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해선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다.
체중을 줄이는 데도 지장을 받는 경우가 많다.
더군다나 탄수화물 위주의 식생활이 얼마나 나쁜지는 잘 알려져 있다.
과다하게 섭취된 탄수화물은 이용되지 않고 남아 중성지방으로 바뀌어
내장지방에 축적된다.
이로인해 혈중 중성지방이 올라간다.
몸에 이로운 고밀도지단백(HDL)과 결합하는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
동맥경화증을 촉진시킨다.
또 탄수화물은 위로 배출되는 시간이 짧아 식후에 혈당치를 빨리 높인다.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기 때문에 반동성 저혈당이 와서 자주 허기를 느끼게
만든다.
지방질을 간에 축적시켜 지방간을 초래하기도 한다.
각종 성인병을 촉발시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육식을 많이 하는 서구인들은 고콜레스테롤혈증이 많지만 탄수화물 위주의
한국인에게서는 고중성지방혈증과 함께 HDL-콜레스테롤이 감소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탄수화물은 g당 4Kcal의 에너지를 내며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너무 많거나 모자라지 않게 섭취해야 한다.
바람직한 식품섭취 비율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질이 65대 15대 20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왕 먹을 탄수화물이라면 현미 보리쌀 같은 복합당질을 채소와 곁들여
먹는 게 좋다.
흰 쌀밥보다는 현미밥이나 잡곡밥이 낫다는 얘기다.
빵도 흰빵보다는 통밀빵이나 옥수수빵으로 바꾸는게 좋다.
여기에는 섬유소가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섬유소는 장에서 포도당과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억제하기 때문에 혈당조절
에 좋다.
동맥경화로 인한 뇌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데도 유익하다.
변비와 대장암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섬유소는 하루 30g을 섭취하라고 권장한다.
균형된 식사를 위해선 생야채 두류 해조류를 넉넉하게 먹어야 한다.
채소에는 체내대사에 필요한 효소의 보조인자로 이용되는 비타민과 무기질
이 풍부하다.
최근 비타민B군이 동맥경화의 원인이 되는 혈중 호모시스테인을 감소시키고
세포를 노화시키는 활성유리산소를 방어하는데 유익하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좋은 건강상태를 유지하려면 자연식품으로 만든 식사를 배부르지 않게
골고루 먹어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생리기능을 향상시키고 성인병을 예방하기 위해 균형잡힌 식사는 필수적
이다.
여기에 운동이 더해지면 금상첨화다.
"음식으로 채운 건강, 운동으로 다지자"는 슬로건을 강조하고 싶다.
< 연세대 의대 교수.대통령 주치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