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투자기관들은 한국경제의 펀더멘털(경제기초체력)이 급속히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경제가 계속 성장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대우사태로 인한 금융시장 혼란과 투신사 구조조정 등의 문제를
방치할 경우 성장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외국투자가들의 이같은 시각은 국제금융센터가 21일 메릴린치 JP모건
모간스탠리 살로먼스미스바니등 세계적인 투자기관이 발간한 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외국투자가들은 기관마다 약간씩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대부분 한국
정부와 채권단이 대우사태를 극복할만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 메릴린치 보고서 =경제성장이 지속되고 중앙은행이 자금을 넉넉히 공급
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혼란을 막을 수 있다.

한국경제에 두번째 위기는 없다고 본다.

한국정부는 11월10일 예상되는 투신사의 유동성위기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투신사는 22조원의 대우관련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자율상승을 막기 위해 자금을 넉넉히 공급해야 한다.

한국은행은 6백50억달어의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유동성 공급문제를
원만히 해결할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의 주가하락에도 불구하고 기업부문에서 비용절감과 수익증대를 목표로
하는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2.4분기중 기업부문의 부채가 감소했다.

장기적으로 한국에 대한 투자비율을 확대해야 한다.

이자율이 높은 수준으로 상승하지 않고 은행들도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있다.

한국경제의 개혁은 아시아 지역 중에서는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

이는 한국통화와 채권가격의 상승에서도 잘 나타난다.

한국채권에 대한 매수를 권유하고 있다.

<> 모건스탠리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이 튼튼하게 유지되고 있다.

도소매 판매가 3개월 연속 두자리수 증가세를 보였다.

8월중 설비투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늘어났다.

8월중 산업생산은 29.9% 증가, 6개월 연속 상승하는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역수지도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으며 외환보유고도 6백50억달러를 유지
하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대우사태로 인한 투신사 문제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투자가의 역할을 맡고 있는 투신사의 구조
조정을 적절히 완료하지 못할 경우 시장에 위협이 될 수 있다.

과거의 경험을 보면 한국기업들은 경기상승국면에서 채권발행을 늘렸다.

이로 인해 이자율이 상승했고 경기상승에 의한 주가상승은 단기간에 그쳤다.

그러나 최근에는 경기상승에도 불구하고 기업부문의 부채규모는 늘어나지
않았다.

기업부채 증가로 인한 이자율 상승가능성은 적다.

<> JP모건 =올해 한국의 GDP(국내총생산) 증가율이 상반기(7.3%)보다 높은
8%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임금과 주가 상승으로 가계지출이 늘어나면서 내수부문이 성장했다.

설비투자도 2.4분기부터 바닥을 벗어나고 있다.

그러나 구조적인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아 한국경제의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

대우 부실채권 문제가 신용경색을 불러오고 유동성부족으로 인한 투신사의
파산가능성이 금융부문 전체를 짓누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발표한 대우채권 손실분담방안이 현실로 나타나면 투신사 구조조정
이 본격화될 수 있다.

무디스 등 신용평가기관이 한국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한국 금융부문의 구조조정이 명확해진 이후 한국투자를
권유하고 있다.

<> 살로먼스미스바니 =채권형 펀드를 주식형으로 전환할수 있어 매수여력이
확충돼 단기적인 투자위험이 감소했다.

9조원의 신규매수여력이 창출돼 이중 3조원은 주식매수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자율은 채권매도가 늘어날 경우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기업부문의 구조조정을 서두르지 않고 있으며 정치권은 내년 총선을
위해 현 상태에서 안정을 선호하고 있다.

이같은 요인으로 장기적인 투자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정부는 가파른 경기회복세와 유가상승으로 인한 물가상승압력에 대비
하기 위해 통화정책의 기조를 긴축으로 선회하고 있다.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이자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입장이다.

< 현승윤 기자 hyuns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