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앞으로 선진국 방식으로 경제성장률을 공표하기로 했다.

통계상의 착시현상으로 인해 경제흐름에 대해 왜곡된 인식이 생겨나는 것을
최소한으로 줄이자는 차원이다.

한은은 21일 "이제까지 GDP(국민총생산) 성장률은 전년동기 대비로 집계돼
발표돼 왔으나 3.4분기 GDP 성장률부터는 전기비도 함께 공표하겠다"고
밝혔다.

한은 관계자는 "전년동기비 GDP 성장률에 따라 경기동향을 판단하는 경우
전년의 변동패턴에 따라 영향을 받는 단점이 있다"며 "또 전년동기비는
경기의 전환시점에 관해 그릇된 정보를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93년의 경우 전년동기비 증가율은 92년의 변동패턴 탓에 높은
상승세를 보였으나 실제로는 경기횡보 국면이었던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또 98년 4.4분기와 1.4분기를 보더라도 경기가 서서히 회복되는 상황
이었으나 98년 4.4분기의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5.3%를 기록하고 99년
1.4분기는 플러스 4.6%를 나타내는 이상한 모습이 나타났다고 한은은 지적
했다.

또 전년동기비는 전기비에 비해 6개월정도 후행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전환점에서 전년동기비 값은 그 주기 또는 진폭에 의존하기 때문에
일정한 수치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반면 전기비는 순환변동의 저점에서부터 정점까지의 부호가 +가 되고
정점에서 저점까지의 부호는 -가 되며 경기전환점에서는 0이 되는 등 순환
변동의 전환점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한은은 그러나 GDP통계를 그대로 전기비로 분석할 경우 <>계절변화 <>공휴일
<>명절 <>사회적 관습과 경영환경 변화 등에 따라 통계가 왜곡될 수 있다고
보고 이같은 계절변동을 통계적으로 추출해 제거하기로 했다.

전기비 대비로 성장률을 발표하는 것은 선진국에선 일반화돼 있다.

미국 일본 캐나다등은 전기비 연율로 성장률을 공개한다.

만약 3.4분기 성장률이 0.5%로 나왔다면 연율로 2% 성장했다고 발표하는
것이다.

다른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국가들은 대부분 전기비 성장률을 사용한다.

한은은 한국의 경제활동이나 구조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전기비 성장률을
추세적으로 연장(연율화)해 분기경제활동 수준을 따지는 것은 무리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당분간 전기비 성장률을 보조지표로 활용할 계획이다.

전기비 방식을 적용해 성장률을 추정해본 결과 한국경제는 올들어 분기별로
2~3%씩 성장하는 등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경기가 아직 과열단계에 진입하지 않았다는게 한은의 판단이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