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시장이 대호황을 맞고 있다.

맞벌이 부부 증가와 생활패턴 변화로 김치를 사먹는 가정이 늘고 있는데다
배추 등 채소값 상승으로 김장김치의 수요도 지난해 대비 2배정도의 증가가
기대되는 등 급팽창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형 김치메이커들은 김장철을 앞두고 판매목표를 대폭 늘려
잡거나 다양한 판촉이벤트를 준비하는 등 시장선점을 위한 물밑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두산 동원산업 농협 등 김치 내수시장을 선도해온 대형업체들은 4인 가족이
15일쯤 먹을 분량인 5kg짜리와 한달 가량 먹을 수 있는 10kg짜리로 고객확보
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가격은 업체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5kg짜리가 1만5천~2만원, 10kg 짜리는
3만~3만5천원을 받고 있다.

4인 가정의 김장김치 수요는 약 30kg이므로 5kg 짜리를 여섯번 사먹거나
10kg 짜리를 세번만 사먹으면 겨우내 싱싱한 김치를 맛볼 수 있다는게
김치업계의 주장이다.

"종가집김치" 브랜드의 제품을 생산하는 두산은 오는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평소 판매하는 일반김치와는 별도로 5백t의 김장김치를 팔기로 했다.

이는 작년 겨울 김장김치 판매량(1백50t)의 3배를 넘는 수치다.

두산은 특히 올해는 젓갈과 양념을 푸짐하게 넣고 전통기법으로 김치를
담가 상품김치에 대한 고객들의 불안감과 불신을 없애는데 주력키로 했다.

또 고객이 다양한 김치를 맛볼수 있도록 포기김치 총각김치 열무김치 등을
2~3가지씩 묶은 "세트김치"를 내놓기로 했다.

고객들이 간편하게 김장김치를 주문할 수 있도록 콜센터(080-080-8866)도
운영키로 했다.

"양반김치"를 생산하는 동원산업은 11월초 김치액젓 참치액젓과 16가지
천연양념을 넣어 만든 "4C주문김치"를 내놓기로 했다.

이 김치는 고객이 먹는 싯점에 적당히 숙성되도록 섭씨 4도 미만으로
유통과정을 철저히 관리해 판매하는 점이 특징이다.

11월말엔 "인삼김치"도 선보일 예정이다.

동원산업은 김장철이 닥치면 김치메이커들 중에서는 처음으로 김치상품권도
발매키로 했다.

상품권으로는 1만8천원권(5kg짜리)과 3만4천원권(10kg)을 준비하고 있다.

또 "이젠 김장김치 얻어먹지 맙시다"라는 주제를 내걸고 대형매장을
중심으로 전국적인 김장김치 판촉행사도 벌일 계획이다.

농협은 올해 김장김치 배달사업 목표를 지난해보다 61% 늘어난 1천5백여t
으로 잡고 있다.

매출목표 달성을 위해 다음달 10일부터 전국각지의 농협점포 창구나
하나로홈쇼핑 인터넷하나로클럽 등을 통해 주문을 받기로 했다.

농협이 공급할 김장김치는 포기김치 총각김치 깍두기 동치미 등 11가지
이다.

김치시장은 올 한햇동안 외형규모가 4천억원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김치를 사먹는 가정이 전체의 10%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추정돼
성장여력이 무궁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 김광현 기자 k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