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한국 정부의 금융시장 정비 노력에도
불구하고 채권시장의 발전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내려 관심을
모은다.

무디스는 "Crisis As Catalyst? Development In The Korean Bond Market"
이란 보고서에서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이 보고서는 최근 한국신용평가가 "무디스가 바라본 한국의 채권시장"이란
제목으로 번역했다.

무디스는 보고서에서 "채권싯가평가제의 도입없이는 채권시장의 지속적인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제한뒤 "한국정부의 최근 정책을 봤을때
채권싯가평가제 도입이 불투명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무디스는 "한국정부는 당초 신규펀드에 대한 채권싯가평가제를 지난해
말부터 시행하기로 했으나 투신사의 생존 여부에 대한 우려로 이를 연기했다"
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한국 채권시장에서 발행규모는 금융위기 이후 증가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증가액은 국공채의 발행으로 인한 것이다"고 파악했다.

무디스는 이어 "국채 신규발행의 절반정도는 금융기관의 구조조정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국채시장의 활성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무디스는 <>회사채 발행의 대부분을 5대 그룹이 독점하고 있으며 <>보증
기관의 시장이탈로 신용불량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중단됐으며 <>대그룹이
투신업의 주요참가자로 있어 자금의 부당운용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이와함께 "한국의 시중은행들이 투신사 수익증권 등에 자금을
운용하고 있지만 투신사들이 은행으로부터 대출받는 기업에 다시 투자하기
때문에 은행의 수익이 대출금리 이상의 수익을 얻을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무디스는 금융기관 감시자인 금융감독원에 대해서는 "금감원이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를 줄이는데 아무런 성과가 없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이 높아질지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 박준동 기자 jdpowe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