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팔릴 것인가.

팔리면 어디에 팔리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대우 채권단이 쌍용자동차를 대우자동차에 합병하지 않고 워크아웃
(기업개선작업)으로 독자 생존시킨뒤 제3자에 매각키로 결정함에 따라 쌍용차
처리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욱이 쌍용은 벤츠와 기술 및 자본제휴 관계에 있어 관심은 벤츠가 쌍용을
인수할 것인가로 좁혀지고 있다.

쌍용차의 주채권은행은 조흥은행.

이미 지난 9월초부터 본격적인 실사에 착수했다.

조흥은행 워크아웃팀장인 윤종철 부장은 "실사 결과를 토대로 쌍용차에
대한 감자(자본금 감축)를 단행한뒤 출자전환에 나설 것"이라며 "재무구조가
건실화되면 매각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쌍용차 대주주는 대우자동차와 김우중 회장.

대우차가 26.98%의 지분을 갖고 있고 김 회장이 25.0%를 확보하고 있다.

이 지분율은 감자와 출자전환을 거치며 크게 낮아진다.

대주주는 조흥은행등 채권단이 된다는 얘기다.

현재 쌍용차 부채는 2조8천7백억원이다.

그러나 10년간 1조7천억원을 상환유예 받은 만큼 당장 눈에 들어오는
부채는 1조1천7백억원 수준이다.

채권단은 유예된 부채에 대해서도 출자전환을 검토하고 있어 부채비율은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쌍용차는 또 지난 2년간 철저한 구조조정을 거쳤다.

인수당시 1만1천명이던 종업원수가 지금은 5천명으로 줄어들었다.

게다가 판매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4만대에 불과했던 판매는 올해 11만5천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회사 가치가 매우 좋아진 셈이다.

문제는 벤츠가 쌍용에 관심을 갖고 있느냐는 것.

벤츠는 쌍용이 생산하는 소형버스 이스타나를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해외에 내다팔고 있어 한때 이스타나 라인만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인수하려면 부채를 전부 떠안아야 한다고 착각해 실기했던 적도 있다.

벤츠는 따라서 부채만 정리되고 가격만 좋으면 쌍용차를 인수할 수도 있다는
의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스타나 라인외에 다른 차종에는 큰 관심이 없다는게 관건이 될 수
있다.

채권단은 라인을 찢어 팔지는 않겠다는 생각이어서 벤츠가 인수전에 나설
경우 채권단과의 승강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른 해외기업들도 인수전에 뛰어들 수는 있지만 지금으로선 가능성이
낮아보인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