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의 대형쇼핑몰을 비롯한 유통업체들이 중국인 관광객 특수를
만끽하고 있다.

외국인 고객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던 대만관광객들의 발길이 지진후유증
으로 격감한 반면 쇼핑을 위해 서울을 찾는 중국인들은 최근 급증, 뚜렷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유통업체 관계자들은 건국 50주년을 맞은 중국이 일주일간의 황금 연휴기간
인 점을 지적, 중국관광객이 계속 늘어나면서 대만관광객 감소로 인한
매출공백을 메워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패션쇼핑몰인 두산타워의 경우 지난달 30일 18명에 불과했던 중국인
고객수가 이달 1일 1백42명, 2일 2백33명 3일 2백9명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와는 달리 대만인 고객수는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에 각각 40명,
48명이던 것이 2일에는 19명으로 절반이상 줄어 들었다.

3일에는 단 한명도 찾아오지 않았다.

9월 한달간 두산타워를 찾은 일평균 고객수에서 중국이 약20명, 대만이
60명정도에 달했음을 감안한다면 대만 지진의 후유증이 얼마나 심각한 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두산타워 마케팅팀의 채근식 과장은 "한.중 올림픽축구 예선게임이 열린
지난 3일 직전부터 중국인 고객 수가 부쩍 늘었다"며 "중국이 오는 7일까지
연휴여서 중국인 고객은 며칠간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 "한국에 관광을 올 정도면 생활수준도 괜찮은 편이어서 중국인
고객들의 돈 씀씀이가 대만인들 못지 않다"며 "특히 의류와 신발류들을
대량으로 사가고 있다"고 말했다.

명동도 중국특수로 들떠 있기는 마찬가지다.

명동에 있는 기념품 판매점인 한국관광명품점의 이승형 이사는 "판매
사원들이 확인해본 결과 최근 중국관광객수가 급증했다"며 "발길이 뜸한
대만관광객과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중국관광객들은 기념품과 함께 비싼 보석류도 많이 구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호텔 주변의 편의점들도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LG25 소공동점의 김대근 점장은 "말씨 등으로 구분하기 힘들긴 하지만
대만 지진 등을 감안했을때 화교계 손님중 중국인이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특수로 즐겁기는 유통업체 뿐 아니라 호텔 여행업계도 마찬가지다.

중국인 관광객을 전문적으로 유치하는 킴스여행사의 이유정씨는 "오는
7일까지 5백명의 중국 손님이 오기로 예정돼 있다"며 "축구 예선전 관람을
포함한 패키지상품이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중국관광객이 가장 많이 묵는 타워호텔의 마케팅부 김삼기씨도 "지진 이후
대만관광객이 객실예약을 취소하면서 어려움이 많았으나 뜻밖에 중국인
관광객이 몰려와 크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타워호텔의 경우 지난 2일과 3일에 중국관광객들이 60여객실을 사용했으나
대만인 숙박객은 단 한명도 없었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