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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실패 전제로 한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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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안 실명제라는 말이 유행했다.

    금융실명제 기사실명제 정책실명제 등등...

    자신이 하는 모든 일에 자신의 이름을 제시해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함으로
    써 투명한 "열린 사회"를 만들겠다는 취지였다.

    정부도 중요한 정책이나 조치는 장관이 직접 나서서 발표했다.

    더러는 관계부처 장관이 모두 나와 공동기자회견을 함으로써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요즈음은 이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금융시장안정 대책같이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중대사안과 관련된
    조치를 발표하는데도 장관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대우그룹에 대해 신규자금 4조원 지원을 발표한 "7.26대책"에서부터
    공사채형 수익증권의 환매를 제한한 "8.12대책", 대우그룹 워크아웃이 결정된
    "8.26대책", 채권시장안정기금 설립을 주내용으로 하는 "9.18대책",
    10월4일의 금융정책방향에 이르기까지 장관들이 나와 공식발표한 적은 한번도
    없다.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강봉균 재정경제부 장관, 이헌재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 이기호 경제수석,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 등이 모여서 결정했다.

    한국의 경제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이들 "4인방"은 대책을 마련할 때는 사진도
    찍고 고민하는 표정도 짓지만 어찌된 일인지 발표장에는 얼굴을 내밀려 하지
    않는다.

    정책결정자와 발표자, 그리고 집행자가 따로따로라는 것외에 내용도 모호
    하기 그지없다.

    정부는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 시장을 컨트롤하겠다는 과거의 사고방식에
    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보증 대우채권에 대한 50~95% 지급,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기금
    설립등 대책의 핵심사항은 모두 "금융기관 자율결의"라는 형식을 띠고 있다.

    국민들에게 책임소재를 모호하게 하기위한 것으로 비쳐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대우그룹 문제와 투신(운용)구조조정이 함께 얽히고 설켜 있는 현재 상황은
    단군 이래 최대위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하다.

    이런 난국을 말끔하게 해결한 위대한 선지자로서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것이다.

    그런데도 공식적인 자리에 나와 "내가 총대를 메겠다"고 나서는 장관이 없다

    금융관계자들은 이에대해 "정책당국자 스스로도 그들이 제시하는 정책이
    실패할지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고 있다.

    정책실명제를 확실하게 시행해야 담당자의 책임소재가 명백해진다.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발뺌하면 할수록 정부대책은 외면당하게 되고 대란설
    은 설이 아닌 현실로 바뀔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 홍찬선 증권부 기자 hc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5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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