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장을 장악하라"

일본 전자업체들의 한국 시장 공략 작전이 시작됐다.

소니 JVC 등 일본업체들은 지난 6월말 수입선 다변화 제도가 해제돼
일본산 전자제품 수입이 완전자유화됨에 따라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독자적 유통망을 구축하는등 한국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따라 7월이후 일제 프로젝션TV, 캠코더, 휴대폰 등의 수입이 급증
추세다.

국내업체들은 제품경쟁력을 높이고 유통및 애프터서비스(AS)망을 강화하는
등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일본업체 동향= 한국 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소니와 마쓰시타
다.

샤프 도시바 산요 등도 그뒤를 잇고 있다.

이들은 우선 한국내 유통망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전자시장, 양판점, 통신판매업체, 대형 백화점 등이 이들의 1차적 공격
대상이다.

용산전자시장이나 구의동 테크노마트 롯데백화점 등은 이미 일본제품을
판매중이다.

전자 양판점인 하이마트도 최근 일제 판매를 시작했다.

이들은 또 전국적인 서비스망 구축도 추진중이다.

업체별로는 소니와 마쓰시타의 경우 고급 브랜드 이미지 전략을 쓰고 있다.

소니는 2년간 무상수리 보증제도를 도입했으며 인터넷 쇼핑몰도 개설했다.

전체 매출액의 5%를 광고비로 쓰고있다.

마쓰시타는 제휴선인 아남전자및 국내 수입업체의 유통망을 활용, AV
(오디오비디오)제품을 팔고 있으며 수입에이전시인 원옥산업, 렙테크를 통해
"나쇼날"전기밥솥 판매에 들어갔다.

도시바는 수입총판을 통한 초대형 TV및 노트북PC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샤프는 한국내 판매법인으로 샤프전자를 세워 한국형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일본후지필름 니콘 코니카등 펜탁스등 카메라업체들도 일제히 한국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소니와 JVC는 오는 7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한국전자전에
처음 참가, 삼성과 LG와 비슷한 대규모 부스에 첨단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황= 지난 1~8월중 일제 프로젝션TV는 6천5백63대가 수입됐다.

캠코더는 2만5천대가 들어와 이미 국내시장의 40.7%를 잠식했다.

전혀 수입이 없었던 일제 휴대폰은 신세기통신의 일제 휴대폰 공급에
힘입어 7,8월 두달동안 6만6천대가 수입됐다.

전기밥솥도 다변화해제 이후 4천3백41대가 수입됐다.

짧은 시간내 우려할만한 규모로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수입 급증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국내업체 대응방안= 제품 경쟁력을 보강하는 한편으로 강점인 유통력과
AS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또 디지털 제품을 본격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삼성의 브랜드 이미지를 소니와 동등한 수준으로
포지셔닝한다는 목표아래 보급형 디지털 캠코더 조기도입, 완전평면 TV,
디지털 프로젝션 TV 모델다양화, 보급형 디지털카메라및 캠코더 출시 등을
추진중이다.

품목별로 특화 대리점을 육성하고 7백만명의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만드는 작업도 벌이고 있다.

LG전자는 일제보다 싼 가격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지역거점을 중심으로
한 딜링체계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완전평면TV, 액정TV, 고가 VTR 등 고급제품 광고 판촉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대웅전기 등 중소전자업체도 일제에 없는 압력기능 보유 한국형 전기밥솥
으로 대응하고 있다.

<>전망= 국내업체들은 단기적으로 일제가 국내시장의 평균 10%를 장악할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일본업체들의 마케팅 전략이 먹혀들 경우 중장기적으로 20%이상을 차지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물론 캠코더처럼 벌써 40%이상의 점유율을 보이고있는 품목도 있다.

지난 86년7월 조기수입자유화를 단행했던 대만의 경우 수입제품 급증으로
일제가 대부분인 수입품의 시장점유율이 현재 평균 30%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전자 전옥표 국내판매사업부 부장은 "국산 전자제품은 일제와 견줘
품질과 기능은 대등한 반면 가격이 싸며 애프터서비스도 훨씬 편리하다"며
"문제는 소비자들이 얼마나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가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