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환 한국은행총재는 28일 통화운용 정책방향을 긴축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워싱턴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연차총회에 참석중인
전 총재는 이날 한국기자단과 만나 "국내 여건도 그렇지만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상승 등 해외여건으로 봐도 내년 물가가 불안하다"면서 "통화신용
정책 방향을 재조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 총재는 국내 물가불안 요인으로 2.4분기 9.8%에 이어 3.4분기에는 10%도
넘을 것으로 보이는 높은 성장률과 공공요금 인상가능성 등을 꼽고 "국내외
여건을 정밀분석해 10월의 통화운용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전 총재는 "대우사태로 제2금융권이 크게 동요하는 바람에 8,9월에는
정책의 중점을 금융시장안정에 두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물가안정이 중앙은행의 기본 목표임은 바뀔수 없는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전 총재의 이같은 발언으로 미루어 10월 이후에는 한국은행이 돈줄을 바짝
죄고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 총재는 이어 총회기간중 만난 국제금융계 인사들이 대우사태의 처리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전하고 단기적으로는 해외한국물의 금리가 오르는 등
"기간위험"이 나타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대우사태가 잘 마무리돼 조만간
안정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 워싱턴=양봉진 특파원 bjyang@aol.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