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LG전자 창원공장 세탁기사업부 설계실장.

이달초 서울에 산다는 한 여성 고객으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그녀는 "이렇게 좋은 세탁기를 만들어준데 대해 감사한다"는 말을 했다.

"말만 듣고 이 제품을 샀는데 실제 세탁물의 때가 빠지는 것이 느껴지고
굉장히 조용해 만족스럽다"는 말을 이었다.

이 고객은 6시그마 경영이라는 말을 신문에서 본 적이 있으나 이처럼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경영기법이구나 하는 것도 깨닫게 됐다는 말도 덧붙였다.

LG전자 제품중 처음 뉴밀레니엄 품질마크인 "6시그마" 로고를 달고 시판에
나선 이른바 "대포물살 터보드럼 세탁기"에 대한 반응이다.

대포물살세탁기는 연구개발에서 제조에 이르기까지 6시그마 기법이 이용
됐다는 뜻에서 이 로고를 달아 지난달 중순부터 판매되기 시작했다.

조 실장은 전화통화후 긴 숨을 내쉬었다.

작년 6월부터 터보더럼세탁기 후속모델 개발에 나서 수차례 밤샘을 하던
고생스런 기억이 한 순간 사라지는 느낌을 받았다.

이 고객의 첫반응이후 LG전자 본사 공장 판매처 등엔 수많은 고객들의
감사와 격려를 담은 전화와 편지가 쏟아지고 있다.

LG전자는 현재 이 제품에 대해 6시그마에서 말하는 고객이 느끼는 불량인
CTQ(Critical To Quality)가 기존 제품에 비해 85%정도 개선된 것으로 자체
평가하고 있다.

과거 제품에서 1백의 불량이 나왔다면 이 제품은 15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LG전자가 이처럼 국내 처음으로 6시그마 경영기법을 도입, 제조해 6시그마
로고를 달아 시판에 나선 각종 가전제품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6시그마 로고 제품은 완벽 품질을 보증하고 고객들에게 보다 높은 신뢰감을
주는 새로운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6시그마는 한국경제신문이 산업자원부 등과 함께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차세대 경영혁신 활동.

1백만개의 제품이나 서비스중 단 3.4개의 불량이나 에러를 허용하는 완벽
품질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96년말 국내 처음 이 활동을 전개, 최근 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이 방안을 추진하게 됐다.

LG는 6시그마 기법을 적용해 만들고 철저한 검사를 통과한 제품에 대해
6시그마 로고를 붙이고 있다.

조건은 기존제품 대비 불량률을 80%이상 줄이거나 고객불편요소를 획기적
으로 개선한 제품으로 한정했다.

제1호 제품은 대포물살 터보더럼 세탁기.

이 제품은 제품의 개발 단계에서부터 철저하게 6시그마 기법이 적용됐다.

고객니즈 조사에서 나온 세탁물의 엉킴 10%이하, 옷감의 손상도 1%이하,
소음 39dB(데시빌) 이하라는 목표가 설정돼 설계가 이뤄졌다.

이를위해 모터가 직접 세탁통을 돌려 물을 통외부로 뿜어보내 빨래하는
새로운 방식을 개발했다.

불량 주원인인 클러치와 벨트를 없앰으로써 불량을 현저히 개선했다.

결과는 현행 빨래판 세탁기보다 엉킴과 옷감손상을 각각 69%, 32%나 줄일
수 있게 됐다고 LG는 설명했다.

이 회사는 또 기존 김치냉장고가 갖고 있는 불편함을 파악, 앞에서 여는
칸칸서랍방식을 채용한 LG김치독냉장고를 6시그마 2호제품으로 선정했다.

모두가 6시그마가 추구하는 고객들의 불편이 무엇인가를 개선하는데 초점이
맞추고 있다.

LG는 이와함께 4.4분기중 시판할 에어컨 디오스냉장고 가스오븐레인지
청소기 등 기준을 충족하는 10개제품에 대해 6시그마 로고를 부착할 계획
이다.

LG전자 관계자는 "6시그마 경영을 품질개선 수단으로 추진할 뿐 아니라
고객만족을 제공한다는 약속의 상징으로 6시그마 로고를 붙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올해 총 1천여건의 6시그마 개선프로젝트를 진행, 1천억원대의
경영개선효과를 올릴 방침이다.

< 윤진식 기자 js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