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새벽 여진으로 지진 첫날의 불안감이 확산되는 가운데 복구작업이
진행되면서 대만 지진피해 규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박진형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타이베이 무역관장은 "비교적 신속
하게 복구작업이 진행돼 타이베이의 경우 전화선이 복구됐고 물공급도 재개
됐다"고 전했다.

그는 기자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또 도시의 4분의 3 정도는 전기가 공급
되고 있지만 전원이 잠시 나갔다 돌아오는 상태"라며 "중부지역은 여전히
전화.전기가 두절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22일 새벽 타이베이 시내 중심가 신이루에 있는 하이야트 호텔이
건물이 심하게 요동을 쳐 투숙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을 빚는 등 여진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지만 내진설계가 잘돼 그 밖에 고층건물이 심하게 붕괴된
사례는 없다고 전했다.

박 관장은 또 유학생을 포함한 3천여 교민 대다수가 타이베이시 북부와
대만 남부지역에 거주해 피해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국내 13개 건설업체가 진행중인 34건의 공사장도 직접적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반도체 공장 7개가 밀집한 신죽지역의 경우 부분적으로 전기공급이
재개되고 있으나 인근지역 댐의 붕괴우려로 용수공급이 최소 수개월동안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또 대만 남북을 가로지는 가스공급 라인도 누출로 인한 폭발 등 대형사고에
대비한 점검에 들어가 현재 가스공급이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박 관장은 항구와 공항 등 주요 기간시설은 피해를 입지 않아 대만지역
수출업무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수입업체의 사정에 따라 일정
조절은 필요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대만 현지 한국기업들은 향후 기업활동에 미치는 영향과 변수를 파악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며 종합상사 지사는 수출거래선이 새로 늘어날 것에
대비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무역대표부는 21일 오후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교민들의 피해상황에
대한 점검과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 이심기 기자 sg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