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역 부근에 있는 에넥스에는 엽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부엌가구 무료 사용기회를 얻기 위한 응모엽서가 하루 7백통이상 들어오고
있기 때문.

6개월동안 공짜로 써보는 행사다.

부엌가구업계 최초로 시도되는 것.

부엌가구는 단순히 구매해 사용하는 일반 공산품과는 달리 설계 시공 등
복잡한 설치과정을 거쳐야 한다.

못질까지 한다.

사용해 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뜯어가야 한다.

엄청난 부담이 되는 행사다.

그런데도 이를 도입한 것은 품질에 대한 자신감 때문.

50가구를 선정해 시공하는데 반품비율은 아주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오는 11월말까지 자사의 부엌가구나 붙박이장을 구입하는
고객을 추첨해 1캐럿짜리를 비롯해 다양한 크기의 다이아먼드를 선물하는
경품행사도 벌이고 있다.

가구와 혼수를 동시에 장만토록 겨냥한 것.

에넥스는 부엌가구업체중 마케팅전략 면에서 대단히 공격적이다.

튀는 아이디어로 주목을 받는다.

이같은 전략은 이강구(53) 사장의 작품.

그는 말 한번 크게 하는 법이 없다.

하루 일과를 새벽기도로 시작하고 출근해서도 일을 조용히 처리한다.

하지만 마케팅에 관한한 샘솟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매우 공격적이다.

올 상반기에는 소비자 선택폭을 최대한 넓힌 다양한 신제품 출시와 12개월
무이자할부판매도 도입했다.

작년에는 수해지역의 부엌가구 수선행사도 가졌다.

다양한 아이디어는 서울대 경영대학원 재학시 전공한 마케팅이 큰 힘이
됐다.

바쁜 일과를 보내면서도 책을 놓지 않는 것이 아이디어 창출의 원천임은
물론이다.

이런 노력 덕분에 에넥스는 불황에도 매출이 크게 느는 등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은 6백17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8%나 늘었다.

대리점을 통한 시판부문만 비교하면 50%나 신장된 것.

수출도 매우 적극적이다.

부엌가구는 덩치가 크고 나라마다 취향이 달라 수출에는 부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지난해 1천2백만달러어치를 수출했고 올해는 1천3백만달러를
목표로 잡고 있다.

주시장은 중국.

이미 선전 베이징 다롄 등에 8개 대리점을 개설했고 연내 광저우 상하이
난징 등에 4개를 추가로 열 계획이다.

현지인에 의한 대리점이다.

수출도 선불이나 신용장베이스로만 하고 있다.

직접투자에 따른 위험부담없이 중국 전역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환경사업분야에도 전력투구하고 있다.

21세기를 부엌가구와 환경의 양대축으로 이끌겠다는게 포부다.

"레이저와 일렉트론빔을 이용한 유해가스 저감기술"을 개발해 83개국에
특허를 출원했다.

우선 연내에 이를 이용한 중소형소각로와 유해가스 정화장치를 선보이고
자동차 유해가스 저감장치는 내년 상반기중 상품화할 계획.

"환경분야에서만 내년중 2백5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는 이 사장은
에넥스를 부엌가구와 환경분야에서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하는데 조타수역할을
할 작정이다.

(02)2185-2000

< 김낙훈 기자 nh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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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강구 에넥스 사장이 걸어온 길 >

<> 46년생
<> 경복고, 서울대 공대, 서울대 경영대학원
<> 대우조선 근무
<> 88년 에넥스에 상무로 입사
<> 97년 3월 사장 취임
<> 97년 스톡옵션 도입
<> 98년 레이저와 일렉트론빔을 이용한 유해가스 저감기술" 개발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