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10일 도이치은행 서울지점이 중앙종금 등 국내 3개 종금사와의
부실원화채권 매매와 선물환 거래를 통해 거래 종금사에 이익을 제공하고
관련손실을 별도의 거래로 사후정산하는 손익조정거래를 취급한 사실을 적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도이치은행 서울지점을 문책기관경고하는 한편 관련직원을 문책
하도록 독일 및 싱가포르 은행감독당국과 도이치은행 독일 본점에 관련 위규
및 제재내용을 통보했다.

문책기관경고는 영업정지 바로 전단계의 강력한 제재조치로 지난해 크레디스
위스퍼스트보스톤(CSFB) 은행 서울지점도 당시 은행감독원의 검사결과 문책
기관경고를 받았었다.

금감원은 도이치은행 서울지점에 대해 지난 7월9일부터 14일간 종합검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해 9월 같은 은행 싱가포르지점이 중앙종금으로부터 부실
원화채권(장부가 1천991억원인 할인어음)을 장부가로 매입해 줌으로써 중앙
종금에 대해 1천400억원에 달하는 대손적립필요금액 상당의 이익을 제공했다
고 말했다.

이에 따른 손실과 비용은 중앙종금에 2억4천만달러 어치의 별도 외화유가
증권(외화예금증서)을 매각, 장기(15년) 분할회수하는 방법으로 보전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또 지난 1~3월중 도이치은행 서울지점은 중앙종금, LG종금, 아세아종금 등
3개종금사와 정상적인 시장환율보다 169~450원 높은 환율로 모두 6억5천만
달러에 이르는 달러화매입 1년물 선물환계약을 체결해 선물환 거래이익을
제공하고 이에 따른손실은 별도의 스와프거래로 장기(3년) 분할회수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금감원은 이같은 거래로 종금사들은 대손충당금적립부담을 덜었을 뿐만
아니라 실제 장부에 이익을 계상해 당기순이익과 자기자본비율을 높였다며
이들에 대해서는 별도로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오형규 기자 oh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