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강협회는 8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한국경제신문사 후원으로
제23회 철강산업발전세미나를 개최했다.

유상부 철강협회 회장(포항제철 회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 철강산업이
새로운 성장기틀을 다져가기 위해선 사업구조를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개편하고 무수익 자산을 서둘러 처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철강업계 관계자 3백50여명이 참여한 이날 세미나에서 강연자들은 한결같이
철강산업의 구조조정과 설비의 합리화를 강조했다.

유상부 회장의 기조연설과 주요 강연 내용을 요약 정리했다.

< 정리=이익원 기자 iklee@ >

[ 한국 철강산업의 선택 - 유상부 < 철강협회 회장 > ]

최근 몇년간 철강 기업들간 합종연횡이 국적을 초월해 진행되고 있다.

30여개에 달하던 유럽 철강업체가 5개의 거대한 철강기업으로 재편되고
있다.

중국 철강산업도 5~6개의 고로사 체제로 바뀌고 일본도 고로 6사 체제에서
2~3개사 체제로 바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철강산업의 통합화는 기업 환경변화의 내용과 영향을 내다보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확산 추세인 철강 분야 통상 마찰도 마찬가지다.

환율 및 금리가 경영에 미치는 영향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또 인터넷의 급속한 보급에 따른 정보화의 물결은 우리 생활패턴과 경영방식
을 근본적으로 흔들어놨다.

철강업체들은 이런 변화를 감안해 경영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철강업체의 최우선 과제는 과잉 설비문제를 해결하고 신기술을 개발해
성장기틀을 다져가야 한다.

철강업체는 고수익 구조로 체질을 바꿔야 한다.

장기적인 산업 성장 사이클 측면에서 볼 때 앞으로 철강소비는 2~3%대의
저성장 기조가 유지될 전망이다.

때문에 설비를 완전 가동하는 식의 경쟁보다 적정생산.최대이익 전략으로
승부를 내야 한다.

포철을 제외한 국내 철강업체들의 98년 평균부채비율은 4백34%로서 일본
철강업체의 2백% 수준에 비해 아직 높은 편이다.

이를 위해선 무수익 자산을 처분하는데 힘써야 한다.

대신 선진 철강국에 비해 열위에 있는 조강류 특수강제품 제조기술과
혁신기술개발 투자는 확대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 철강업계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의한 투명 경영을
정착시켜야 한다.

회사의 모든 경영 프로세스를 누구나 알 수 있도록 유리알 같이 투명하게
함으로써 기업의 신뢰를 높여야 한다.

모든 역량을 정보시스템이 뒷바침된 스피드 경영실현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 일본의 현실 - 히로모토 도다 < 일본 철강연맹 상무 > ]

일본 전기로 제강업체들은 자율 폐기, 합병 등에 의한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철강업의 구조개선 대책과 경쟁력 강화노력은 엔고로 경쟁력이 하락한
80년대 후반부터 계속됐다.

특히 90년대 후반들어 그 속도는 가속화됐다.

고로 일관기업에서는 품목별 능력의 재조정이 추진되고 있다.

전기로 업체중에는 1사 1공장체제인 회사가 많아 설비능력 조정은 동 기업
철강사업의 종언을 초래하는 경우도 있어 기업재편 및 통합에 대한 가능성
검토가 자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공동출자 회사방식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도 했다.

공동 출자회사를 설립하되 각사 설비를 폐기하는 경우도 있고 공동 출자회사
가 각 기업의 설비를 현물로 출자받아 설비를 폐기하는 사례도 있다.

노후 설비가 아니면 자율적 폐기가 촉진되지 않자 나온 구조조정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 전기로 업체들은 기업분할 분사화 합병(M&A) 등을 통한 재편 등
구조조정 대처를 위한 기업법제의 정비를 요구해 왔습니다.

또 경영이 어려운 기업에 대한 고정자산세 부동산 취득세 등의 감면을
정부측에 요청하기도 했다.

고로의 경우 80년대부터 엔고대책 다각화 사업 재검토 등의 기업재구축
과정에 착수했다.

고로 5사의 전체 인원도 지난 85년 15만3천명이던 가동인원수가 98년 9월
현재 6만1천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각 제철소별 생산품종 구성도 코스트 원칙에 근거해 철저히 재조정됐다.

최근들어 비슷한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간 제휴 통합이 논의되고 있고
아울러 사업분사화도 추진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 일본 철강업체들은 시장 원칙에 따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 김주한 < 산업연구원 소재환경산업실장 > ]

90년대 중반이후 국내 수요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일부 업체들은 의욕적인
설비투자를 했다.

이같은 투자는 결국 철강업체의 부도로 이어졌고 뒤이어 외환위기로 인한
내수침체로 철강업계의 과잉설비문제가 표면화됐다.

최근들어 미국 유럽연합(EU) 동남아 중남미 등지에서 반덤핑 및 상계관세
등의 무역규제가 강화되고 통상마찰이 심화되고 있다.

철강산업은 이같은 환경변화를 철강업계에 누적된 문제점을 해소하고
생산체제를 재정비,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 철강업계는 부실기업을 정리하고 과잉설비를 구조조정 해야
한다.

또 저부가가치 강재 소비구조의 고도화를 추진함으로써 생산 및 소비구조에
대한 구조조정을 수행하여 효율적인 생산체제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세계화와 더불어 시장개방의 가속에 대비해 기술혁신,
신제품 개발을 통해 철강 생산 및 소비구조의 고급화를 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신수요를 창출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원료의 안정적인 확보 및 환경 규제에 대한 대응 물류비 절감 등의
노력을 통해 성장 잠재력을 키워가야 한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점은 정보화 기반 구축의 중요성이다.

철강산업은 기업활동 전반에 걸쳐 수많은 정보가 산재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이러한 정보를 내부적으로 통합하고 연관산업과 네트워크와하는 것이 중요한
경영전략중 하나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기업 내부적으로는 정보통합화를 통한 전사적 자원관리(ERP) 및 대외적
연계를 바탕으로 하는 전자상거래 체제구축이 시급하다.

< 정리=이익원 기자 i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