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쇼팽의 한 장르를 골라 집중적으로 연주해보고 싶었어요. 이번이
두번째 무대인데도 하면 할수록 더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예전엔
잘 몰랐던 쇼팽의 작곡방향과 스타일을 제대로 알게 돼 정말 기쁩니다"

다음달 2일 문화일보홀에서 "쇼팽의 시-녹턴, 폴로네이즈 전곡연주회"
2회째 연주회를 갖는 피아니스트 김주영(29).

지난 7월 첫 연주회 때보다 긴장감은 덜하지만 더욱 조심스러워진 모습이다.

갈수록 쇼팽을 해석하고 소화한 흔적이 뚜렷해지기때문.

"의식적으로 쇼팽과 나를 구분하려다 보면 오히려 더 부자연스러워집니다.
회를 더해 갈수록 저 자신안에 있는 쇼팽이 모습을 드러낼 수 밖에 없지요"

그는 첫번째 연주회를 통해 쇼팽의 남성적이고 드라마틱한 측면을 많이
부각시켰다고 평가받았다.

"녹턴은 감상적이고 섬세한 멜로디와 화성으로 유명하지만 넘쳐나는 열정과
남성적 필치도 동시에 느껴지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색다른 해석은 모스크바에서 유학한 국내 피아니스트 1세대라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스케일이 크고 드라마틱한 러시안 피아니즘이 숨겨져 있는 쇼팽의 진면목을
되살리는 데 도움을 준 것이다.

특히 그의 스승인 모스크바음악원의 이그나체바 교수는 지난 60년 바르샤바
쇼팽콩쿠르에서 폴리니와 함께 입상한 러시아 최고의 쇼팽 권위자여서 더욱
관심을 끈다.

그는 "앞으로 마주르카 폴카 등도 시리즈로 연주해보고 싶다"며 "내년에는
20세기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획 연주회도 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모든 음악속에는 사람이 따라 흥얼거릴수 있는 "노래"가 살아있어야 한다는
말로 자신의 음악적 원칙을 설명하는 그의 표정에서 "순수"를 엿볼 수
있었다.

< 장규호 기자 seini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