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보기 흉하게 눈을 자주 깜박거리더니 며칠후에는 ''음 음'' 하는
듣기 싫은 소리까지 낸다.

나쁜 버릇을 고쳐 주겠다고 마음을 먹고 야단을 치자 아이가 심한 욕까지
내뱉어 속상하게 만든다.

바로 ''틱(Tic)'' 증상이다.

틱은 무의식적으로 신체의 일부를 경련하듯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병.

증상은 머리부분에서 시작해 차츰 내려가 어깨 팔 다리 등에서 나타난다.

틱 중에서는 눈을 깜박거리거나 어깨를 으쓱거리는 "운동성 틱"이 먼저
일어난 후 만성화되면 이상한 소리를 내는 "음성 틱"으로 발전한다.

음성 틱은 가래나 기침 소리, 킁킁거리거나 뭔가를 빠는 소리 등을 내는
단순형과 전혀 관계없는 특정 단어나 문장을 자주 내뱉는 복합형으로 구분
된다.

틱은 주로 6세 전후의 아이들에서 발병한다.

특히 남아가 틱에 걸릴 확률이 여아보다 3배이상 높다.

신의진 연세대 의대 교수는 "틱 증상은 처음엔 자기 의지로 조절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무의식적으로 나타난다"며 "이상한 행동과 욕설을
내뱉는 "뚜레 장애"로 발전한다"고 말했다.

"특히 주의력과 집중력이 떨어져 공부를 못하고 강박감 등 정신적 장애를
동반해 주변에서 "왕따"가 되는 경우가 흔해 주의깊게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원인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자폐적인 성격과 유전적 기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실제로 부모중 특히 아버지가 어릴적 틱에 걸렸다면 아들이 틱 증상을
보일 확률이 75%에 달한다.

또 운동을 관할하는 뇌의 기저핵 부분이 성숙되지 않은 상태에서 미세한
운동을 조절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난다는 분석도 있다.

어렸을 때 틱 증상을 보이던 아이중 70%가 뇌가 성숙되는 중학생이 되면
증상이 자연스럽게 없어진다는 임상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 진단 =전문의들은 먼저 아이의 증세를 파악하는 현상학적 진단을 먼저
한다.

또 아이가 신발을 가지런히 놓는다든지 옷의 목부분에 붙어 있는 상표를
떼내는 등 강박감에 의한 행동을 하는지 여부를 파악한다.

이후 심리검사를 병행해 증상의 정도를 정확히 진단한다.

진단에 드는 비용은 20~30만원선.

<> 치료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원인을 제거하는 치료는 불가능하다.

증상을 완화시켜줘 스스로 억제할 수 있는 단계까지 발전시키는 것이
치료의 목표다.

가벼운 운동성 틱의 경우는 1년 정도 약물 치료를 하면 70% 정도의 어린이
에서 증세가 호전된다.

주로 사용되는 약물은 할로페리돌이나 피모자이드 등이다.

틱으로 인해 집중력이 떨어진 경우에는 메칠페니데이트 등이 사용되고
강박증에는 프로작 등이 처방된다.

약물치료와 함께 정신치료도 병행된다.

<> 부모가 알아야 할 점 =신 교수는 "아이들이 틱 증세를 보일 경우 못된
버릇으로 여겨 아이를 혼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킨다"
고 밝혔다.

아이도 스스로 조절할 수 없어 괴로운데 부모가 심하게 야단을 치면 강박감
을 느껴 오히려 증세를 악화시킨다는 설명.

"틱은 아이의 지능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으나 부모의 반복되는 꾸짖음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영향을 받으면 IQ가 1백이하로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들려줬다.

부모가 인내심을 가지고 아이와 함께 틱을 치료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학교 선생님이나 친구들의 이해도 필요하다.

무의식적인 행동을 문제삼아 선생님이나 친구들로부터 지적이나 놀림을
받으면 증세가 악화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신 교수는 "틱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인내심이 80%정도 필요하고
약물과 정신치료는 20% 정도의 역할밖에 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 김도경 기자 infof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