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고장 강화도에는 여름을 한걸음 앞질러온 가을이 숨쉬고 있다.

서울에서 자유로를 타고 김포대교를 건너는 드라이브 코스로 넉넉잡고
한시간 반(평일 기준).

강화도로 연결되는 48번 국도 주변에는 코스모스 해바라기 등이 활짝 피어
있고 시원하게 펼쳐진 늦여름 들녘에는 벼가 누렇게 영글어가고 있다.

강화도는 서울에서 하루 코스로 충분하다는게 최대 장점이다.

단군 이래 역사 유적지가 곳곳에 있는데다 먹거리와 볼거리가 풍부해
자녀들의 공부와 쇼핑을 겸한 하루나들이를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여정이다.

주말만 되면 인삼 화문석 쌀 등 특산품을 사려는 인근 도시 주민들로 섬
전체가 북적인다.

5일장(2,7일)이 열리는 날이면 토산품을 팔려는 주민들이 읍내에 몰려나와
시골장터의 구수한 인심을 외지인들에게 자랑한다.

효능과 품질에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강화 인삼을 사려는 사람들에게는
인삼상설매장이 낯선 곳을 찾아온 나그네를 여기저기서 반겨준다.

강화인삼협동조합이 직영하는 강화인삼센터(032-933-3883)에서는 인삼밭을
재배하는 농민들이 좌판을 놓고 서울 등 대도시의 시중가보다 싼값으로
인삼을 판다.

지난 85년 문을 연 강화토산품 판매장(032-932-7171)에도 강화의 문화와
역사의 숨결을 담은 상품이 다양하게 나와 있다.

읍내 중심가의 풍물시장에는 입맛을 당기는 푸짐한 먹거리와 인심이 넘쳐
난다.

인삼은 가을 바람이 불어오는 9,10월이 제철이다.

양재웅 강화인삼협동조합 전무는 "고려때부터 임금에게 진상된 강화 인삼은
한여름 무더위에 지친 사람들에게 원기를 돋워주고 체력을 증진시키는
보신제"라면서 "중국산 인삼이 범람하는 요즘 강화인삼센터는 1백% 토종
인삼만을 판다"고 자랑했다.

강화도는 토질과 기후가 인삼 재배에 적합하고 최우수 종자만을 선별 재배
하기 때문에 품질이 최고라는 설명이다.

인삼은 7백50g인 차 단위로 판매된다.

강화에서의 판매가는 품질에 따라 2만원에서 4만원 선이다.

인삼은 잔뿌리가 적고 몸집이 통통한게 상품이다.

인삼은 사포닌을 다량 보유해 세포의 수명을 연장하고 암 억제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꿀에 재어 먹거나 우유 한컵에 수삼 30g 정도를 넣고 믹서기로 갈아 주스를
만들어 먹어도 좋다.

역사의 숨결이 곳곳에서 묻어나오는 강화도에는 읍내 장터를 둘러본 뒤
가볼만한 명승유적지가 수두룩하다.

강화도 관광코스는 크게 세 가지다.

먼저 강화읍을 중심으로 고려궁터, 강화성 남문, 오층석탑, 강화 지석묘,
고인돌 무덤 등을 둘러보는 답사 코스가 있다.

마니산 봉천산 고려산 등을 오르는 산행코스가 있고 석모도의 보문사와
강화도 남부 해변을 돌아보는 드라이브 코스도 있다.

흔히 강화도 하면 일반인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마니산 정상에는 단군
에게 제를 지내던 제단인 참성단이 있다.

참성단에 오르면 강화도 주변 정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북쪽으로는 북한의 개풍 땅이 쉽게 눈에 들어온다.

마니산이 있는 강화 남단에는 광성보 덕진진 초지진 등 구한말 서양문물이
밀려올 때 서양의 무력행사에 맞서 싸웠던 호국 유적지가 있다.

전등사 정수사 등 고찰과 동막리 갯벌도 가깝게 위치해 있다.

강화 하면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전등사다.

전등사는 고구려 아도화상이 세웠다는 천년 사찰이다.

삼랑성문을 지나 하늘을 가린 울울한 솔숲을 지나면 종루와 대웅전이
나타난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고려때 충렬왕비가 송나라에서 대장경을 가져다가
전등사에 보관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신세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 여행객들을 매료시키는
강화도 여행의 백미는 동막리 갯벌이다.

강화 남단에 펼쳐진 갯벌은 크기만 해도 1천8백만여평으로 세계 4대 갯벌중
하나로 꼽힌다.

물이 빠지면 직선거리로 4km까지의 일대가 단숨에 광활한 갯벌로 변한다.

검은 개흙을 뒤집어쓰고 사는 칡게 가무락조개 쌀무늬고 둥 갯지렁이 등이
무진장 깔려 있어 아이들이 매우 좋아한다.

나그네들이 놓칠 수 없는 또 하나의 명물은 남서쪽 정화리의 낙조 조망지
에서 바라보는 일몰 광경.

해가 꼬리를 감추고 수평선 밑으로 떨어지는 강화도 앞 바다의 정경은 바쁜
일정을 늦춰 하룻밤을 보내도 전혀 후회되지 않을 진한 추억을 외지인들에게
선사한다.

< 강화=최인한 기자 janu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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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화도 가는 길 = 자가용으로 가는 길은 두 가지다.

하나는 올림픽대로를 이용하는 길.

우선 올림픽 대로에 들어선 뒤 김포공항 방향으로 간다.

88도로 끝에서 김포 강화 가는 길을 따라 좌회전한 후 첫번째 분기점에서
우회전한다.

미처 우회전을 못한 사람은 조금 더 곧장 가서 48번 국도를 타면 된다.

88도로 외에 자유로를 이용해 강화로 갈 수 있다.

자유로에서 일산 방향으로 달리다 보면 김포대교가 나타난다.

다리를 건너면 48번 국도로 강화대교까지 이어진다.

일반 버스를 타고 강화로 가려는 사람은 우선 신촌으로 가야 한다.

신촌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출발하는 직행버스를 타면 강화에 닿는다.

강화터미널에서 마니산까지는 30분 간격으로 버스가 운행된다.

<> 소문난 별미집 =강화도 하면 떠오르는 것은 단연 밴댕이회다.

외포리 일대에는 밴댕이 회를 파는 횟집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대표적인 곳은 통나무집(032-932-9669)으로 전원 카페 분위기를 느끼면서
적당한 값에 회를 맛볼수 있다.

어민 후계자 간판을 단 이 집은 강화도산 농어와 숭어등 다양한 횟감을
준비해 두고 있다.

읍내의 수협 직판장은 저렴한 가격으로 생선회를 제공한다.

강화읍내 우리옥(032-932-2427)은 옛날식 백반집으로 소문난 집.

할머니가 내놓은 깔끔한 반찬과 찌개가 별미다.

장화리 등 해변에는 조단(032-937-8294) 등 분위기 좋은 카페가 많다.

< 강화 =최철규 기자 gra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