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사 수익증권에 대한 환매제한 조치가 취해진 지난 13일 이전에 만기가
된 수익증권에 대해선 환매제한조치를 풀어줘야 한다는 요구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같은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는 크게 세가지다.

정부가 국민의 재산권 행사와 관련된 조치를 취할 경우 조치를 소급적용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게 첫번째다.

만기가 지난 수익증권의 경우 정상적인 수익률을 받는게 아니라 콜금리수준
의 표면이자만 받고 있는 만큼 다른 가입자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게 두번째
다.

아울러 만기가 지난 수익증권을 찾지 않은 투자자 대부분은 전기요금 등
생활비를 수익증권에서 찾아쓰고 있어 환매제한조치로 인한 피해가 막대하다
는 지적이다.

서울 잠실에 사는 허 모씨는 지난해 구조조정바람으로 직장을 잃었다.

허 씨는 퇴직금과 전세자금 등 1억6천만원을 서울투신의 "프로중기 3호"와
신한투신의 "신바람 장기 A1"에 모두 가입했다.

가입창구는 현대증권이다.

만기는 6개월 혹은 1년.

이중 1억4천만원이 지난 4일과 7일 만기가 됐다.

허 씨는 창구에 "만기가 된 돈을 찾아야 하느냐"고 문의했다.

창구에서는 "표면이자만 받는걸 감수하면 언제든지 찾아쓸 수 있으니
괜찮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지난 12일 환매제한조치로 지금 돈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들 수익증권의 대우채권비율은 턱없이 높다.

신바람장기A1의 경우 허 씨가 가입했던 작년 8월엔 대우채권비율이 16.5%
였다.

그러던게 지난 6월 45%로 껑충 높아졌다.

지난 12일 현재 45.77%를 기록하고 있다.

서울투신의 프로중기3호도 29.11%나 된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손해를 보면서 돈을 찾을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는게
허 씨의 하소연이다.

허 씨는 "실직자 신세이다보니 수익증권에서 공과금까지 찾아써야할 형편이
어서 세입자에게 전세자금도 내주지 못하고 있다"며 "최소한 환매제한조치가
실시되기 이전에 만기가 된 수익증권에 한해서라도 제한조치를 풀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