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의 서명이 없어도 재무구조개선약정이 유효한가"

지난 16일 대우와 채권단이 체결한 재무구조개선 특별약정에 김우중 회장의
서명이 없어 약정의 효력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특별약정이 김 회장의 사재를 포함, 대우가 내놓은 10조원의 담보 처리절차
와 방법을 명시한 것이기 때문.

금융감독원도 뒤늦게 이 사실을 파악하고 혼란에 빠졌다.

관계자는 "은행들이 대우와 약정을 체결하면서 총수서명에 신경쓰지 않은
사실을 이제서야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5대그룹 약정에 지금까지 총수서명이 빠진 적이 없어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지난 12일 공사 미수금을 받으로 리비아로 떠난 뒤 아직 귀국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의 서명을 팩스로도 받을 수 있지만 당사자가 서명할 의지가 없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 회장이 약정에 서명하지 않으면 당장 23일중 채권단의 대우증권 인수
작업에 차질이 생기고 다른 계열사의 계열분리, 매각 등에도 혼선이 따르게
된다.

특히 김 회장은 25일 정.재계 간담회 전에 귀국할 것으로 알려져 약정 서명
여부가 관심거리다.

금감원은 일단 약정에 서명을 받은 뒤 관리를 소홀히 한 채권은행단을
힐책할 방침이다.

그러나 정작 김 회장의 서명을 받아 왔어야 할 대우측은 굳이 김 회장이
서명하지 않아도 각 계열사 대표이사 사장들이 서명했기 때문에 문제될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 오형규 기자 oh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