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회의실에서 "광복 54년, 올바른 상고사
복원을 위한 민족대심포지엄"이 열렸다.

김지하 민족정신회복시민운동연합 대표 주관으로 열린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김정배 고려대 총장이 기조강연, 김병모 한양대 박물관장과 사회학자 우실하
씨, 신시연구가 김영래씨가 각각 주제발표를 맡았다.

사회를 맡은 김씨는 "일본의 우경화"를 우려하는 말로 화두를 꺼냈다.

그는 "일본의 우경화는 전후 수십년의 교육에 바탕을 두고 있고 그 뿌리도
매우 깊다"며 "현재 일본 극우파의 재무장 조짐은 자위수준을 넘어서는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단군을 복원하는 것은 단순히 우리의 뿌리를 찾자는 차원이
아니라 민족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병모 관장은 "상고사 왜곡, 그 실체와 대안"이라는 기조강연을 통해
"3천1백여년전 비파형 동검을 사용하던 제사집단 사회가 중국 요녕반도에서
금강 유역까지 세력을 넓힌 흔적이 발견된다"며 "이 사회를 주도하던 지도자
가 바로 단군"이라고 주장했다.

종래의 비파형 동검이라는 명칭은 중국적 용어이므로 앞으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국적 문화주체성이 살아난다고 역설했다.

우실하씨는 대분분의 학자들이 한국 사상이나 문화를 "중국의 변방적
변용"이나 "중국의 패러디" 쯤으로 이해하고 있고 비판했다.

그는 "단군신화론과 민족사상의 뿌리"에서 위서로 도외시당하는 "천부경" 등
비서들을 복원해 역으로 상고사의 정당성을 입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씨는 "중국과는 구분되는 고유의 사유체계가 북방민족들에게도 있었다"며
이를 "3수 분화의 세계관"이라고 규정했다.

김영래씨는 "미래 세계 경제체제로서의 신시와 전원일치제 민주주의로서의
화백"이란 논문을 발표했다.

단군신화를 경제.

인류학적 측면에서 풀이해 당시의 국가체제를 하나의 실체로 규명하려 했다.

그는 "단군신화는 시장창건을 신화화한 것"이라면서 "이 시장 안에는
청구를 해오는 사람이 있고 조달을 책임진 사람이 있는데 이들이 단군(단골)
과 왕검(임금)"이라고 주장했다.

"홍익인간"도 이념적 선언이 아니라 시장 운영 원칙에 불과하다는 주장를
폈다.

김정배 총장은 "최근에 엄정한 사료비판 없이 감정적으로 고조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자칫 함정에 빠질 위험이 크다"며 상대방의 의견도 존중하는
개방된 사고를 지녀야 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 강동균 기자 kd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