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사위는 19일 경찰청을 방문해 옷로비사건에 대한 수사기록의 문서
검증에 나서는등 이틀째 진상조사활동을 벌였다.

그러나 경찰청측에서 사직동팀의 내사기록 제출을 거부, 법사위 진상조사는
초반부터 파행으로 흐르고 있다.

경찰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야당의원들은 <>최광식 사직동팀장이 출석하고
<>사직동팀이 만든 내사기록과 청와대에 보고한 보고서등의 문서를 제출
하라고 요구했다.

이규택 한나라당 의원은 "당시 이모장관의 부인이 갖고 있는 차명계좌에
최순영 대한생명 회장의 부인인 이형자씨가 거액의 돈을 입금했으며 이를
사직동팀이 조사했다"며 조사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 의원은 또 "강인덕 통일부 장관의 부인인 배정숙씨가 지난해 12월18일
이형자씨를 찾아 옷값 2천4백만원외에 추가로 산 옷값까지 합쳐 거액을
요구한 사실이 새로 드러났다"며 "옷값 대납요구가 아니라 금품을 요구한
이같은 사실에 대해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며 축소의혹을 제기했다.

안상수 의원도 "사직동팀은 올1월16일부터 내사에 착수했다고 하지만 실제
조사는 9일이전에 마무리돼 청와대에 보고됐다"며 "보고서를 내놓지 않는
것은 사건을 축소은폐하려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그러나 김광식 경찰청장은 "청와대 보고자료는 갖고 있지 않으며 내사
기록은 개인의 사생활을 보호해야 하고 현재 진행중인 옷로비 사건에 대한
재판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제출할 수 없다"고 답변, 야당의원들의
반발을 불렀다.

또 여당의원들도 "국회가 준비가 부족해서 그러니 조사를 중단하고 대책을
마련하자" (조홍규 국민회의 의원)며 경찰청의 입장을 옹호했다.

야당의원들은 수사기록을 보지 못하게 돼자 "문서검증이 제시되지 않는
상황에서 더이상의 조사활동은 무의미하다"며 집단퇴장했고 여당의원들만
서울지검에 대한 현장 문서검증에 나서는등 파행이 빚어졌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