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컴퓨터(NC), 다시 부활할 것인가"

인터넷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네트워크 컴퓨터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NC는 자체적으로 중앙처리장치(CPU)나 하드디스크 CD롬 등 부가장치를
갖지 않고 필요한 프로그램을 외부의 서버 컴퓨터로부터 전송받아 사용하는
컴퓨터이다.

"단말기" 개념의 컴퓨터인 셈이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서버 컴퓨터에 접속해 그곳에 저장돼 있는 워드프로세서
같은 모든 응용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다.

이같은 NC는 인터넷처럼 네트워크를 통해 모든 자료를 주고 받을 수 있다.

더욱이 NC의 장점은 기존 데스크톱 PC처럼 뛰어난 성능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값이 싸질 수 밖에 없다.

모든 컴퓨터에 프로그램을 따로 구입해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서버에만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되기 때문이다.

컴퓨터 사용자들의 부담을 크게 줄여줄 수 있다.

이같은 장점으로 인해 NC는 90년대 중반 세계 컴퓨터업계의 화려한 조명을
받으면서 차세대 컴퓨터로 기대를 모았으나 곧 잊혀졌다.

실효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NC의 이용이 확산될만큼 인프라가 따르지 않았다.

통신망의 속도가 너무 느렸고 충분한 응용프로그램도 제공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들어 NC의 불씨가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다.

미국 IBM이 그 불씨를 지피고 있다.

IBM은 올해초 아메리칸 제너럴 파이낸스에 8천개의 터미널을 공급했다.

NC개념의 터미널이다.

이들 터미널은 중앙 서버와 연결돼있어 서버의 메모리 저장장치
응용프로그램 등을 함께 사용한다.

IBM은 또 식품배달서비스 회사인 시스코(Sysco)에 몇천대 규모의 NC를
공급키로 했다.

이밖에 한 보험회사에 5만대 규모의 NC를 공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NC가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건 인터넷 이용이 확산되고
광통신망 등 네트워크의 속도가 급속히 향상되면서 점차 NC의 활용기반이
갖춰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또 최근 "웹톱"이라는 새로운 컴퓨터개념의 등장이 그것을 떠받치고 있다.

웹톱은 데스크톱과 달리 인터넷에 접속만 할 수 있으면 필요한 응용프로그램
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가령 지금은 컴퓨터를 갖지 않고 미국 출장을 갔을 경우 현지에서
아래아한글로 작성된 문서는 읽을 수도 작성할 수도 없다.

프로그램이 있어도 영문 윈도에서 아래아한글은 작동하지 않는다.

이 경우 인터넷에 접속해 아래아한글을 사용, 문서를 작성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웹톱이다.

NC를 주목받게 하는 또 하나의 기술이 자바언어다.

자바언어는 컴퓨터 기종에 관계없이 실행되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다.

IBM호환기종이나 매킨토시나 똑같은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다.

자바언어는 인터넷 확산과 함께 각광받고 있으며 NC활성화의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NC로 서버에 접속한 후 자바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되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만 연결되면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사회는
대세로 다가오고 있다.

그 주역이 NC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김경근 기자 choic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