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도 디젤 승용차가 나온다.

현대자동차는 "미국 디트로이트디젤과 제휴해 2천cc급 차세대 디젤엔진
개발에 들어갔다"며 "이 엔진은 미니밴 지프형자동차는 물론 중형 및 중대형
승용차에도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16일 밝혔다.

디젤 엔진의 쏘나타와 디젤 그랜저가 나온다는 뜻이다.

대우도 프랑스 르노와 1천9백cc급 디젤엔진 개발에 나섰다.

현대가 개발에 들어간 차세대 디젤엔진은 미국과 유럽이 설정한 2000년대
환경규제를 만족하는 동시에 출력과 연비가 기존 디젤엔진을 훨씬 앞서는
신개념의 엔진이다.

그동안 디젤엔진의 약점으로 지적되던 소음이나 진동도 가솔린 엔진과 같은
수준으로 개선됐다.

현대는 이 엔진이 세계 최고수준의 디젤엔진으로 3천cc 가솔린 엔진과 같은
힘을 낸다고 밝혔다.

이 엔진은 커먼레일분사방식을 사용해 1천3백기압으로 연료를 분사,
연료효율이 기존 엔진에 비해 연비가 30% 이상 향상된다.

이 회사는 차세대 디젤엔진을 내년부터 생산해 중형 및 중대형 승용차와
미니밴, 지프형자동차 등에 얹기로 했다.

현대는 이 엔진 개발이 끝나면 곧 같은 방식의 소형 및 대형 디젤 엔진의
개발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우자동차는 르노와 개발중인 1천9백cc급 엔진을 누비라에 얹을 예정이며
레간자에도 사용할 방침이다.

일단 서유럽 지역 수출용에만 사용할 계획이나 상황을 보아가며 내수
시장에도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국내 자동차업계가 차세대 디젤엔진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CO2
(이산화탄소) 규제 등 2000년대 환경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는 신개념 디젤엔진
외에 특별한 다른 대안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디젤엔진은 가솔린 엔진에 비해 월등히 환경친화적"
이라며 "유럽 메이커들도 승용차에 디젤 엔진 장착률을 더욱 높여가고 있다"
고 말했다.

프랑스는 승용차의 50%가 디젤엔진을 사용하며 독일은 중대형승용차
중심으로 25% 정도가 디젤엔진차다.

국내에서는 디젤엔진에 대한 이미지가 왜곡돼 있어 초기 판매에 어려움이
있지만 유지비가 적게 먹히고 연비와 힘이 좋은만큼 승산이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업체들은 지금도 유럽에 수출되는 일부 승용차에는 수입 디젤엔진을
얹어 내보내고 있다.

국내 업계는 한때 대우가 레코드에, 기아가 콩코드에 디젤엔진을 얹어
판매한 적이 있으나 당시 디젤엔진은 성능이 좋지 않아 거의 팔리지 않았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