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이 "긴급융자제도"(CCL)의 첫 신청국이 되어
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최근 보도했다.

"긴급융자제도"(CCL:Contingent Credit Line)는 금융위기를 사전에 막기
위해 지난 4월 IMF가 도입한 새로운 대출제도다.

금융위기 발생전에 자금이 제공된다는 점에서 기존 IMF대출과 다르다.

IMF가 한국이 이 자금을 신청하기를 바라는 이유는 경제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한국이 첫테이프를 끊어야 다른 나라도 뒤를
이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실제 이 제도 도입후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자금신청국은 전무한 실정
이다.

이 자금지원을 신청할 경우 제도의 취지와는 반대로 오히려 해당국이
금융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IMF의 긴급융자를 받는다는 사실이 "해당국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면 외국자금이 이탈하기 시작하고 이는 바로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자금의 첫 신청국으로 유력시 되던 멕시코는 이같은 우려 때문에
IMF의 일반자금을 사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에따라 미국과 IMF측은 한국이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먼저 신청하기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특히 IMF체제를 성공적으로 졸업하고 있는 한국이 이 자금을 쓸 경우
CCL신청이 새로운 위기의 징후가 아니라는 점을 국제 금융시장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선태 기자 orca@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