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기업은 펄펄 날고 내국인 기업은 쩔쩔 헤맸다"

외환위기가 터진 직후인 지난해 국내에 진출해있는 외국인 투자기업은
수익성이 3배가량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내국인 기업의 수익성은 오히려 뒷걸음질 했다.

한국은행은 12일 "98년 외국인 투자기업의 경영성과"라는 자료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외국인 지분이 50%이상인 1백40개 업체의 경영성과를 분석한 결과 수익성을
나타내는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97년 1.7%에서 98년중 5.2%로 상승했다.

1천원어치의 물건을 팔아 52원의 이익을 올렸다는 얘기다.

반면 내국인 기업의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97년 마이너스 0.5%에서 마이너스
4.2%로 악화됐다.

1천원어치의 물건을 팔았지만 42원을 손해보는 헛장사를 했다는 것이다.

한은은 "외국인 기업의 수익성이 좋아진 것은 재무구조가 건실해 금융비용
부담이 작은데다 연말 환율하락으로 외환손익이 큰 폭으로 개선됐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투자기업은 작년중 재무구조도 놀라울 정도로 개선됐다.

부채비율의 경우 97년말 3백1.4%에서 1백94.4%로 떨어졌다.

내국인 기업의 부채비율이 3백90.7%에서 3백30.6%로 하락한 것보다 개선폭
이 훨씬 컸던 셈이다.

또 자기자본비율은 34%로 내국인 기업의 23.2%보다 높았다.

차입금의존도는 42.7%로 내국인 기업(54.1%)보다 낮았다.

생산성을 나타내는 종업원 1인당 매출액 증가율은 외국인 투자기업이 98년
중 22.5%를 기록, 내국인 기업(15.4%)보다 크게 높았다.

종업원 1인당 부가가치도 외국인 투자기업은 1억5백20만원으로 내국인 기업
(5천740만원)의 1.8배에 달했다.

한은은 이와함께 외국인 투자지분이 50%미만인 기업까지 포함, 모두 4백38
개 기업을 비교한 결과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기업일수록 금융비용 부담률은
낮고 재무구조는 더 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외국인 지분이 1백%인 기업의 경우 금융비용 부담률이 1.8%에 불과한 반면
50%초과 1백%미만은 6.4%였다.

또 50%인 기업은 6.7%, 50%미만은 10.4%에 달했다.

부채비율도 외국인 지분이 1백%인 기업은 1백23%였고 <>50%초과 100%미만은
1백90.3% <>50%는 2백23.3% <>50%미만 기업은 2백78.3%를 기록했다.

한편 98년중 지분 50%이상인 외국인 투자기업이 국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액의 9.8%, 부가가치의 9.6% 고용 인원의 5.8%를 차지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