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과 저금리 지속, 코스닥시장 활성화가 어우러진 탓이다.
여기에 지난해 거의 전무했던 대형 벤처펀드들이 잇달아 결성되면서
벤처자금이 넘쳐 열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이미 첨단업종을 중심으로 한 투자시장이 과열되면서 기업가치가 과대
평가되는 양상을 종종 보이고 있다.
투자 대상 기업은 한정됐는 데 투자할 돈만 급격히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거의 모든 금융 관련 기관들이 벤처투자에 참여하는 현상은 전례없는
일이다.
벤처캐피털 외에 은행 투신 파이낸스들이 벤처투자에 참여하더니 하반기
들어선 종금사들도 투자에 합류하기 시작했다.
공공부문도 만만치 않다.
과학기술부 정보통신부 중소기업진흥공단에 이어 이달 중소기업청이
1천억원 규모의 "한국벤처투자조합"을 결성한다.
벤처캐피털 투자재원 총액은 지난해말 3조7천1백50억원(투자조합 포함)에서
올 4월말 현재 4조3천7백억원(잔액기준)으로 늘어났다.
최근 결성되고 있는 대형 펀드를 감안하면 연말까지 1조원 이상의 투자재원
이 새로 마련될 전망이다.
게다가 CDIB GE캐피탈 H&Q 등 외국 투자기관들도 한국내 벤처투자 자금으로
1천억~4천억원을 책정해두고 있다.
메디슨 미래산업 원익 화인텍 등 성공 벤처기업들 또한 창투사를 세우거나
창투조합에 출자하는 방식으로 벤처투자에 적극적이다.
올들어 본격 생겨나는 엔젤(개인투자자)들의 투자액도 2백억원대에 이른다.
벤처 관련 기술과 사람(하이테크 창업자)은 별로 늘지않는 데 자본만 크게
확충되는 불균형이 초래되고 있는 셈이다.
벤처캐피털리스트인 K씨는 "정부(중기청)가 창업보육 산학협동 등 기본
여건과 인프라를 갖추기보다 법.제도를 요란하게 신설.개정하면서 벤처환상을
불러일으킨 감이 있다"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로서는 벤처산업 선진국인 대만과 이스라엘을 모방하려 했지만
부처이기주의와 전시행정, 산업구조와 기술기반의 차이 등으로 제대로
방향을 못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가 대만과 이스라엘에서 진정 배워야 할 것은 창업가정신 기술창업기반
및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인 것이다.
"5년간 벤처기업 2만개 육성" 등 양적 목표 추구와 형식.관료적 행사로는
올바른 벤처육성이 어렵기 때문이다.
90년대 들어 연간 3백여개의 벤처기업을 탄생시키고 있는 이스라엘이
미국 나스닥시장에 83개 기업을 등록시킨 배경을 꼼꼼이 따져봐야 한다.
벤처산업의 질적 성장을 유도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 moon@ked.co.kr >
-----------------------------------------------------------------------
<> 알림=''이태형의 벤처 세계''에 이어 이번주부터 문병환 기자의 벤처탐구를
연재합니다.
문 기자는 지난 95년부터 벤처분야를 취재하고 있으며 ''성공벤처클릭'' 등
벤처 관련 저서를 낸 바 있습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