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오케스트라 선율에 러시아 색채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KBS교향악단에 이어 서울시교향악단이 러시아의 유명 지휘자를 상임지휘자로
영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향이 주목하고 있는 지휘자는 러시아의 알렉산더 드미트리에프.

그는 현재 상트 페테르스부르그 시립아카데미 심포니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다.

KBS교향악단을 이끌고 있는 드미트리 키타옌코와 쌍벽을 이루는 지휘자다.

이번 영입작업이 성사되면 러시아의 유명 지휘자 2명이 각각 KBS향과
서울시향에 포진하게 돼 선의의 경쟁이 촉발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향은 오는 12월17일 송년음악회의 지휘를 드미트리에프에게 맡긴
상태.

상임영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 놓은 것이다.

현재 유럽을 방문중인 조성진 세종문화회관 공연부장이 드미트리에프에게
정식으로 상임영입 의사를 밝힐 예정이다.

가장 큰 문제는 계약조건.

서울시향으로서는 KBS향이 키타옌코에 주고 있는 연봉수준(약 6억원)에
맞추기는 힘든 상황.

송년음악회 객원지휘때 1만달러를 주기로 했기 때문에 1년에 10회 정도
지휘하고 10만달러를 웃도는 연봉을 지불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
서울시향측의 생각이다.

그러나 키타옌코가 받고 있는 대우와 비교해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드미트리에프가 선뜻 수락할지는 미지수다.

서울시향은 오는 10월 단원 오디션을 위해 상임대행 지휘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정치용(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를 상임대행으로 영입하기 위해
협의중이다.

상임이 영입되면 상임대행은 부지휘자직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 출신 상임과 우리나라 출신 부지휘자의 음악적 색깔을 적절히
조화시켜 한국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로서의 독특한 음색을 다져 나간다는
서울시향측의 새로운 시도는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서울시향의 시도가 성공한다면 국내 오케스트라 발전에 큰 기여를 하게될
것이다.

< 장규호 기자 seini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