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 무역수지에 비상이 걸렸다.

휴대폰 대형컬러TV 자동카메라 등 빗장이 풀린 일본산 전자제품의 수입이
폭증하고 있다.

이에따라 올해 대일무역수지 적자는 외환위기 이전 수준인 1백억달러에
육박할 전망이다.

관세청은 9일 지난달 1일부터 수입선 다변화 품목에서 해제된 16개 일본
제품의 지난 한달간 수입액은 2천1백43만달러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백10% 늘어난 규모다.

일제 휴대폰은 지난달 6백68만달러 어치가 수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엔 대일수입 실적이 전무한 품목이었다.

전기밥솥과 자동카메라의 경우 지난달 일본으로부터 수입액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3백69%와 1백99%나 늘어났다.

컬러TV와 VTR도 각각 56.3%와 57% 증가했다.

올해 1월1일 수입빗장이 풀린 일제 캠코더와 일안반사식(SLR) 카메라 등도
수입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일본산 SLR 카메라 및 캠코더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53배와 26배나 증가했다.

캠코더 SLR카메라 사출성형기 주방용자기그릇은 전체 수입시장의 절반이상을
휩쓸고 있는 실정이다.

올들어 국내 경기가 회복되면서 수입선다변화 해제 품목외에 기계류와
전자부품수입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경기회복과 수입선다변화 해제가 맞물려 대일무역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
나고 있다는 얘기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올들어 7월20일까지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액은
1백17억6천4백만달러로 26.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1월 수입선 다변화 품목에서 해제된 32개 품목의 대일 수입액은
92.5%가 늘어났다.

이 기간중 대일 무역수지적자는 60%나 급증한 42억5천2백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한해동안의 대일 무역적자 규모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관세청은 "일제 전자제품은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고 국산제품보다
품질대비 가격면에서 경쟁력이 높아 앞으로 메이드인 재팬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수입선 다변화 해제는 국내 업체의 채산성을 악화시키고 있다.

중소기업청이 최근 수입선 다변화에서 해제된 품목을 생산, 판매하는 51개
중소기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36%가 매출감소를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한국제품의 품질을 높여 일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는게 유일한 돌파구"라고 처방했다.

신현수 산업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일본 의존도가 높은 국산자본재 산업을
육성하고 부품의 국산화율을 높이는게 유일한 돌파구"라고 처방했다.

< 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