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외국기업의 투자유치를 위해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외국인 전용
공단이 조성된지 3년이 넘었지만 분양실적은 극히 저조하다.

특히 광주 평동에 조성된 외국인전용공단은 지금까지 한평도 분양을 못한
상태다.

8일 한국산업단지공단(이사장 김덕규)에 따르면 천안과 광주 평동에 외국인
투자기업만 입주할 수 있는 전용공단을 조성하고 지난 96년부터 분양을
시작했지만 초기 1년동안 천안 공단에 4개사가 분양을 신청했을 뿐 이후엔
분양실적이 한 건도 없다.

이에 따라 총 조성면적 14만9천평중 5만7천평이 분양용지로 잡힌 천안
단지는 분양률이 33%에 머물러 있다.

광주 평동은 분양실적이 아예 전무하다.

이처럼 공단분양이 안되는 것은 외국기업들이 초기 투자비를 줄이기 위해
분양보다는 임대를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산업단지공단은 설명했다.

처음에 목돈을 들여 땅을 사야 하는 분양보다는 매월 일정 금액씩 임대료만
내면 되는 임대를 더 원하고 있다는 얘기다.

천안과 광주평동 공단의 분양가는 각각 평당 51만2천원과 28만6천원씩이다.

반면 임대료는 천안의 경우 평당 4천8백원의 보증금에 매월 평당 4백원씩만
내면 된다.

광주 평동은 보증금이 평당 7백92원, 월임대료는 평당 1백32원 정도다.

또 첨단 외국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경우 임대료는 감면해 주지만
분양엔 별다른 혜택이 없는 것도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현재 고도기술수반사업으로 1백만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외국기업엔 전용공단
을 무료로 임대준다.

일반 제조업이더라도 투자금액이 1천만달러를 넘으면 임대료의 75%를 깎아
주고 있다.

그러나 공장용지를 분양받는 외국인투자기업엔 별도의 감면혜택이 없다.

대규모 투자를 하는 외국기업 입장에선 분양을 받을 이유가 없는 셈이다.

때문에 외국인 전용공단의 기업들은 대부분 임대형태로 입주해 있다.

천안의 경우 지난 7월말까지 18개사가 8만6천평을 임대해 입주했다.

임대율은 93%.

분양이 전혀 안된 광주 평동도 9개사가 4만8천평을 임대받아 임대율이 38%
이다.

한편 산업자원부와 산업단지공단 등은 외국인전용단지의 미분양 용지
10만2천평을 임대용지로 전환하는 것을 적극 추진중이다.

그러나 미분양 용지를 임대용지로 바꾸는데 따른 추가 예산부담을 지방자치
단체도 함께 져야 한다는 예산당국의 주장이 맞서 임대용지 전환이 보류된
상태다.

< 차병석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