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와 GM이 전략 제휴 협상에 본격 착수함에 따라 국내 자동차업계도 세계
자동차업계 재편의 소용돌이에 휘말려들게 됐다.

대우자동차는 GM에 경영권까지도 내줄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경쟁업체인 현
대도 해외 메이커와의 제휴에 강한 압박을 받게 됐다.

삼성자동차에 대한 닛산 등 일본업체들의 입질도 부담이다.

국내시장이 완전히 개방됐다고 하나 유통망과 정비망을 감안하면 현대-대우
2사 체제에 외국사가 발을 붙이기는 까다로운게 사실.

그러나 대우자동차가 GM에, 삼성자동차가 일본에 각각 넘어가면 아직 완벽
한 실력을 갖추지 못한 현대로서는 "안방"에서부터 힘겨운 경쟁을 벌여야한
다.

실력 보완을 위한 선진 업체와의 제휴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부담스러운 것은 세계 선진업체들의 합종연횡이 아직도 자리를 잡지 못해
어느 동맹에 들어가야 하는지도 헷갈릴 정도라는 것.

현대 대우와 제휴 관계에 있거나 협상을 벌이고 있는 회사들도 다른 기업과
의 제휴를 끊임없이 추진하고 있어 변수가 수없이 많다.

GM은 대우와의 전략 제휴 협상 재개를 발표한 지난 6일 일본에서 스즈키와
합작으로 소형차 생산을 추진한다는 내용을 언론에 흘렸다.

대우의 강점인 소형차 분야에서 일본 업체와 손을 잡는다는 얘기다.

대우 상용차 부문을 인수하려는 스웨덴의 스카니아는 이날 같은 나라의 경
쟁 회사인 볼보에 인수됐다.

이 두가지 변수는 대우의 구조조정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게 분명하
다.

현대와 자본제휴 관계에 있는 일본의 미쓰비시는 스카니아를 인수한 볼보와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미쓰비시는 GM과 포드의 사냥감 리스트에 올라있기도 하다.

국내 업체들이 주변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되고 있다.

김정호 기자 jhkim@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