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와 할부금융사들이 학자금을 대출하면서 대출금액의 3~3.5%를
수수료로 뗀 후 돈을 내주고 있다.

명목상으로는 연12~14% 금리를 제시하고 있지만 수수료를 포함하면 사실상
연 15~17%를 부담해야 한다는 얘기다.

일반은행은 대출금액의 몇 %씩 정해놓고 수수료를 물리는 경우가 없다.

동양카드 LG캐피탈 삼성카드 쌍용캐피탈 현대캐피탈 등은 지난 7월부터
3백만원 한도내에서 학자금을 대출하고 있다.

상환기간에 따라 보통 9개월에 연12%, 12개월짜리는 연14%의 이자를 물리고
있다.

일부 시중은행들이 이보다 낮은 금리로 학자금을 대출하고 있지만 대학총장
의 추천을 요구하는 등 조건이 까다로운 편이다.

2학기 등록금 마감을 보름 정도 앞두고 은행 대출을 받지 못한 학생들이
신용카드사와 할부금융사를 찾고 있다.

그러나 이들 회사에서는 3~3.5%의 수수료를 미리 빼고 대출금을 내준다.

3백만원 학자금 대출 신청을 하면 9만원~10만5천원이 부족한 2백89만5천원~
2백91만원만 신청자 통장에 입금하는 것.

학자금 대출외에 신용카드사나 할부금융사가 제공하는 일반 신용대출이나
담보대출에도 1~3%의 수수료를 떼는 게 일반적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수신기능이 없는 여신전문회사는 자금조달 비용이 많이
들어 일반은행 금리로는 대출경쟁이 안 된다"며 "대출과 동시에 수수료를
떼서 금리를 보전하는 것이 관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학자금 대출은 반드시 부모의 보증을 세우기
때문에 일반 신용대출이나 담보대출에 비해 위험이 훨씬 낮은 편"이라며
"보증을 세우고도 신용대출보다 높은 수수료를 물리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고
지적했다.

신용카드사와 할부금융사들은 인터넷으로 대출신청을 하거나 안내책자의
할인쿠폰을 가져오면 1% 금리를 깎아 준다고 광고하면서도 미리 3%의
수수료를 받는다는 사실은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수수료를 통해 결국 높은 이자율로 대출하면서도 마치 추가로 금리를
깎아주는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있는 것이다.

< 박민하 기자 hahah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