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2일 미국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에서는 수확기를 앞두고 폭염으로 인한
수확 감소가 예상되자 대부분의 곡물 값이 하루 가격 상승 제한폭까지
치솟았다.
11월물 콩은 전날보다 6.9%(30센트) 올라 부셀당 4.6325달러에 마감됐고
9월물 옥수수는 5.6%(12센트) 오른 부셀당 2.1525달러에 거래됐다.
밀(9월물)은 19센트 상승한 2.8275달러까지 값이 뛰었고 12월물 귀리는
5.8%(6.5센트) 인상된 부셀당 1.1825달러에 마감됐다.
귀리의 가격 오름폭은 하루 가격 상승 제한폭에서 불과 1센트 모자란
것이다.
이같이 곡물값이 급등하면서 이날 원자재 가격지수인 CRB(Commodity
Research Bureau index)도 전날보다 3.16포인트 오른 193.52를 기록, 최근
6개월중 최고치를 나타했다.
미국 시장에서 주요 곡물가격이 치솟고 있는 것은 당장 공급이 부족해서라기
보다는 가뭄으로 수확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과 이같은 예상에 편승한
투기적 수요 때문이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실제 지난달 옥수수 콩 밀 등 주요 곡물 가격은 연중 최저치를 나타냈다.
당시만해도 올해 곡물 수확은 풍작이 예상돼 곡물 비축량이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따라 가격은 내림세를 면치 못했으며 아시아및 중남미로부터의 곡물
수입 역시 감소세를 나타냈었다.
그러나 7월말부터 대서양연안을 강타한 폭염이 동부의 옥수수 재배지역으로
확산되면서 가격이 오름세로 급반전됐다.
오하이오주 남부의 곡물수확지대가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많은 시장 관계자들은 오는 12일 발표될 미 농무부의 올해 콩
수확예상치가 당초 전망된 에이커당 40부셀에서 대폭 하향조정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같은 부정적 전망이 가세하면서 곡물값은 물론 육류 원목 등 다른
원자재값까지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곡물값이 큰 폭의 변동세를 나타내자 CBOT측은 콩의 하루 가격인상
제한폭을 하루 45센트로, 옥수수는 18센트로 각각 확대할 방침이다.
미국내 일기예보에 따르면 미 중서부지역의 폭염과 가뭄은 적어도 이번주
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여 앞으로 며칠간은 곡물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가뭄이 본격적 수확기인 가을까지 지속되지 않을 경우 장기적 관점
에서 곡물가격은 다시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직 본격적인 수확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진 않는데다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할 경우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와 중남미국가들로부터의 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 김선태 기자 orc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