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으로 해외여행 바람이 다시 일면서 한국인들이 해외에서 쓰는 돈의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6월에는 여행경비가 외환위기 후 처음으로 3억달러를 넘어섰다.

해외여행자수도 위기 후 가장 많은 34만9천2백명에 달했다.

한국은행은 2일 유학.연수를 제외한 순수여행 경비로 나간 돈이 상반기중
14억3천7백10만달러를 기록, 작년 상반기(8억9천3백40만달러)보다 61%
늘었다고 밝혔다.

해외여행경비는 지난 1월 2억2천4백70만달러에서 2월 1억9천1백60만달러,
3월 1억8천9백60만달러로 감소했다.

그러나 4월(2억4천6백20만달러)부터 다시 늘기 시작해 5월 2억5천7백80만
달러, 6월 3억2천7백20만달러로 확대됐다.

한달 해외여행경비가 3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외환위기가 닥친 97년 11월
(3억2천8백만달러)이후 1년7개월만에 처음이다.

이같은 증가추세가 계속된다면 여름휴가철인 7~8월에는 4억~5억달러대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반해 외국인 여행객들이 국내에서 쓴 돈은 작년 상반기 26억6천5백만
달러에서 올해 27억1천70만달러로 1.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여행수지 흑자규모도 작년 상반기 15억5천만달러에서 10억1천만
달러로 줄어들었다.

또 상반기 해외여행자 수는 1백94만5천3백명에 달해 작년 상반기
(1백35만2천5백명)보다 59만2천8백명(43.8%) 증가했다.

이처럼 해외여행이 급속히 늘고 있는 것은 주식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올라
가계의 소비성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과소비 조짐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한은은 분석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실물경기가 완전 회복되지 않은채 해외에서의 과소비가
되살아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