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화협회(MPAA)는 스크린쿼터(한국영화의무상영제) 폐지문제와 한.미
투자협정을 분리 처리하자는 주한 미국상공회의소(AMCHAM)의 제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29일 AMCHAM에 따르면 MPAA는 최근 한미투자협정의 조속한 타결을 위해
스크린쿼터와 투자협정 문제를 별도로 처리하자는 AMCHAM의 요청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전해 왔다.

MPAA는 제프리 D 존스 AMCHAM 회장 앞으로 보낸 답신에서 ''스크린 쿼터가
해제되면 영화제작자와 배우 등 한국 영화관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며
투자확대로 극장수도 크게 늘어 관객들도 더욱 편리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MPAA는 한국의 경우 극장 수는 인구 5만5천명당 1개꼴로 싱가포르의
1만8천명당 1개, 타이완의 2만3천명당 1개에 비해 매우 적다고 지적하는
등 스크린쿼터 문제에 대해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존스 회장은 "MPAA가 스크린 쿼터에 집착할 경우 현실적으로
투자협정은 더 진전될 수 없어 양국 모두에 손해"라는 내용의 서한을 다시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2일 미국을 방문할 예정인 존스 회장은 MPAA의 잭 블렌티 회장을
만나 다시 한번 스크린 쿼터 문제를 한미투자협정에서 분리해 처리해 주도록
요청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AMCHAM은 투자협정의 조속한 타결이 양국의 투자환경 개선이나
투자유치에 큰 도움이 된다는 판단 아래 지난 14일 이사회에서 투자협정과
스크린 쿼터문제의 별도 처리를 요청하는 서한을 MPAA에 보냈다.

한.미 양국 정부는 투자촉진 등을 위해 투자협정 체결을 추진하고 있으나
스크린 쿼터 폐지문제가 핵심현안으로 등장하면서 협정 체결이 지연되고
있다.

< 이동우 기자 lee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