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위원회는 27일 금융시장이 뚜렷한 안정세를 보인데 대해 정부의
강력한 안정의지가 시장에 먹혀들기 시작한 것으로 자체 평가했다.

그러나 적어도 1주일이상 상황을 지켜 보면서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시장심리가 안정될 때까진 수익증권 환매자제 요청 등 창구지도의 고삐를
더 조일 방침이다.

이용근 금감위 부위원장은 이날 특별대책반 총괄반장 자격으로 시장상황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그는 금융시장의 상황을 인식하는 중요 지표로서 주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주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부위원장은 환율 금리에 이어 주가가 급반등하고 개인들의 환매요구가
예상외로 적어 "낙관적"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주가가 26일까진 관성과 불안심리에 의해 크게 하락했지만 정부의지가
시장에 반영돼 반등세로 돌아섰다고 평가했다.

금리와 주가가 안정되면 환매요구도 크게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다.

금감위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지난 19일이후 1주일동안 5천1백65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했지만 이 기간중 외화유출은 6천1백만달러(7벡32억원)에
불과했다.

외국인들이 매도자금을 국외로 빼가지 않았다는 얘기다.

한국은행도 통상적인 통화관리 차원에서 26일 RP(환매조건부채권)를 통한
통화환수규모를 당초 4조원에서 2조5천억원을 줄였다.

은행들이 유동성에 1조5천억원의 여유를 갖게 된 것이다.

금감위는 대우에 대한 채권금융기관의 신규자금 4조원도 27일 새벽 4시까지
사실상 전액 지원됐다고 밝혔다.

약 5백억원이 미달됐지만 이는 일부 종금사의 한도초과 및 사무착오 등에
의한 것.

이 부위원장은 "대우의 하루짜리 콜을 6개월짜리 "담보부 CP"로 전환해준
것"이라며 "김우중 회장도 명예롭게 퇴진하고 싶어한다"고 밝혔다.

6개월간 시간을 번 만큼 강도높은 구조조정으로 결론을 낸다는 얘기다.

그는 특히 "대우 지원은 개인기업을 돕자는게 아니라 국가경제 차원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함께 일부 정부기관들의 수익증권 환매요구에 대해 금감위는 지급을
보류토록 하고 관계부처들과 협의, 환매를 자제토록 했다고 밝혔다.

또 일부 기관들이 S투신운용에 대한 환매요구로 판매창구인 D,H증권이
지난 23일 유동성 부족사태를 빚었지만 26일엔 환매요구가 절반이하로 줄어
한은의 유동성 지원 없이 넘어갔다.

거래은행에서 긴급자금 지원을 위해 준비를 마쳤지만 지원요청이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금감위는 26일부터 가동한 금융시장 특별대책반에서 투신을 중심으로
금융권별로 매 시간마다 시장상황을 분석하고 있다.

일단 최악의 고비는 지났지만 긴장을 풀진 않겠다는 입장이다.

또 이 부위원장은 "해외 채권금융기관들은 현재로선 별다른 움직임이 없어
정부의 대우처리를 관망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 오형규 기자 oh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