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금융시장안정책으로 장단기 금리가 내림세로 돌아서는 등 금리와
환율은 안정세를 찾았으나 주가는 급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기관투자가 비중이 낮은 코스닥시장의 경우엔 심리적 공황상태가
확산돼 사상 최대의 폭락세를 나타냈다.

26일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23일(904.96)보다 32.02포인트 하락한 872.94로
마감했다.

이로써 주가는 단 이틀만에 1백3.28포인트나 폭락했다.

코스닥지수는 200선이 붕괴됐다.

183.93으로 마감,전날보다 18.50포인트 급락했다.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가 이처럼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정부가 내놓은
금융시장안정책이 당장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데는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대우그룹문제를 해결하는 본질적인 대책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된데 따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실제 이날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대우그룹주 14개종목중 한국전기초자 등
13개가 하한가를 기록할 정도로 정부대책에 대한 실망매물이 많았다.

특히 외국인들이 매물을 대거 늘리면서 주가하락세를 부채질했다.

투신사를 비롯한 기관들이 1천9백40억원가량을 순매수했지만 폭락장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내린 종목이 7백41개로 오른종목(1백16개)보다 6배이상 많았고 하한가종목이
89개 종목에 달할 정도로 증시폭락에 대한 우려감이 팽배했다.

이처럼 주가가 폭락한 것과는 달리 자금시장과 외환시장은 일시적 안정을
되찾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자금시장에선 한국은행이 시중유동성을 넉넉히 공급하면서 장단기금리가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다.

회사채유통수익률(3년)은 연 9.26%로 전날보다 0.22%포인트 하락했다.

국고채수익률과 통화채수익률도 각각 0.27%포인트와 0.17%포인트 떨어졌다.

그러나 그동안 쏟아져 나오던 채권매물이 줄어들었을뿐 매수세는 여전히
실종돼 거래는 한산한 편이었다.

미국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는 전날종가(1천2백8원40전)보다 1원60전
절하된 달러당 1천2백10원에 첫거래가 형성된뒤 1천2백8원50전에 마감되는
등 비교적 변동폭이 작았다.

지난 23일 발생했던 투신사 공사채형 수익증권의 환매사태도 진정되는
기미가 역력했다.

일부 투신사의 유동성부족현상도 해소돼 환매사태는 앞으로 2~3일을 고비로
수그러들 전망이다.

시장참여자들은 금리와 환율은 정부의 강력한 시장안정책이 먹혀들어
일시적 안정세를 되찾고 있으나 외국인이 최대 변수인 주식시장은 여전히
심리적 공황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7일자 ).